"KT&G 담배폐기물 위탁처리 실사과정 공개해야"
"KT&G 담배폐기물 위탁처리 실사과정 공개해야"
  • 한종수 기자
  • 승인 2019.03.12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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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택 익산시의원, 2013~2017년 5년간 담배제조업체 사업장폐기물 처리현황 분석
"악취민원 줄 잇고, 폐수배출시설도 없는 업체에 위탁처리 이해하기 힘들어"
금강농산 마당에 쌓여있는 KT&G 연초박 공급 파렛트
금강농산 마당에 쌓여있는 KT&G 연초박 공급 파렛트

전북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은 집단 암 발병 사태로 주민 80여명 가운데 약 30명이 암에 걸렸고, 이 중 17명이 사망했다.

주민들은 집단 암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인근 비료공장 ‘금강농산’을 지목, 특히 유기질비료 주원료로 사용된 담배폐기물 연초박을 주 요인으로 꼽고 있다.

해당 비료공장은 퇴비를 만들겠다고 연초박을 들여와 실제로는 380도 고열을 가해 유기질 비료를 생산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환경부 역학조사(장점마을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실태) 결과 담뱃잎 건조과정에서 발생하는 1급 발암물질인 TSNA(담배특이니트로사민)가 비료공장 생산시설과 장점마을에서 검출이 된 상태다.

이와 관련 임형택 익산시의원<사진>이 담배폐기물 연초박 관련 환경부 자료(2013~2017년 담배제조업체 사업장폐기물 처리현황)를 확인 분석했다.

임 의원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담배제조업체는 (주)케이티앤지(이하 KT&G), 한국필립모리스(주), (주)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코리아제조 3곳이다.

제조업체별 담배출고량(2017년 기준)은 KT&G 20억 5462만갑, 한국필립모리스(주) 6억 5430만갑, (주)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코리아제조 4억 4075만갑이다.

KT&G, 한국필립모리스(주)는 지정폐기물과 일반폐기물 등의 사업장폐기물을 위탁처리하고 있는데, 한국필립모리스(주)의 경우는 2013~2017년 5년간 연초박 2,480톤 전량을 해외수출로 처리하고 있었다.

KT&G는 해당 기간 전북 익산 금강농산(447톤)을 비롯해 △전북 익산 S업체(435톤) △완주 H업체(85톤) △강원 횡성 H업체(523톤) △경북 성주 G업체(314톤) △경북 김천 M업체(118톤) △경북 상주 T업체(82톤) △충북 보은 S업체(10톤) △충남 부여 B업체(7톤) 등 총 9개 비료업체에 연초박을 위탁 처리했다.

임형택 의원은 “금강농산은 2001년 가동시작 직후부터 익산시청 홈페이지에 악취고통을 호소하는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대기배출시설이 조잡했었다”고 말하며 “KT&G가 연초박을 공급하기 시작한 2008년 당시에는 폐수배출시설도 갖춰지지 않은 업체였는데 어떻게 부실투성이 업체에 유해할 수 있는 폐기물을 공급하게 되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렇다보니 보관시설도 없이 마당에 아무렇게나 쌓아둔 연초박은 비가 오면 마을 저수지로 흘러들어가 물고기 집단 폐사는 물론, 저수지가 몇 차례 새까맣게 오염돼 주민들은 비료공장이 가동되는 16년 내내 고통을 겪었다는 것.

임 의원은 "KT&G가 연초박 처리를 위탁했던 업체들과 관련한 주민 민원과 피해사례를 조사해 본 결과, 일부 업체는 불법행위를 저질러 물의를 빚은 사례가 있으며, 불법행위로 행정·사법 조치를 받은 업체들에도 연초박 처리를 위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KT&G의 연초박 처리를 수탁한 한 업체는 각종 폐기물과 동물사체 등을 불법매립하다 발각됐다.

또 폐기물 부적정 보관 등의 위법행위도 일곱 차례나 적발됐다.

이로 인해 영업정지를 3번 받았고, 2차례의 형사재판에서 모두 유죄가 인정됐다.

KT&G는 그로 인한 논란이 한창인 때에 해당 공장에 연초박 처리를 위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익산 S업체의 경우에도 주변 마을 주민들의 악취 민원이 매우 심했던 곳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그밖에도 기준치를 초과한 악취로 행정처분을 받는 등 여러 문제를 일으켜 주민들의 항의가 잇따랐던 곳이 더 있다.

임 의원은 “13년간 금강농산에 근무한 직원의 증언에 따르면 대형트럭이 이틀에 한 번 씩 20kg 종이박스 70개 분량 연초박을 공급하러 왔으며, 유기질 비료 원료의 50% 정도는 연초박이 사용되었고 퇴비는 생산한 적이 없다”고 전하면서 “KT&G가 환경부 올바로시스템에 신고한 공급량은 제대로 검수되고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장점마을 주민들은 KT&G가 부실공장인 금강농산에 연초박 처리를 맡기면서 ‘형식적인 부실실사’를 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어 폐기물 위탁업체 선정절차, 기준에 의문이 많다”고 분석하며 “KT&G가 위탁업체의 연초박 처리과정 등을 어떻게 검증, 확인했는지 실사과정을 정확하게 공개해주기 바란다”고 역설했다.

임형택 의원은 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에 폐기물 처리방법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다.

그는 "연초박을 위탁 처리하는데 있어서도 금강농산, 상주 T업체, 김천 M업체, 성주 G업체, 부여 B업체 등에는 퇴비화 방법으로, 반면 익산 S업체, 완주 H업체, 횡성 H업체, 보은 S업체 등에는 제품제조, 원료제조, 기타 방법으로 위탁했다"고 설명하며 이에 대해 의아해 했다.

폐수처리오니(유기성) 위탁처리 과정도 마찬가지라는 게 임의원의 판단이다.

5년간 한국필립모리스(주) 822톤, KT&G 김천공장 32톤, KT&G 영주공장 663톤을 민간 관리형매립시설(해역배출 포함)에 위탁 처리했다.

반면 KT&G 신탄진공장은 폐수처리오니(유기성) 246톤은 제품제조, 466톤은 기타 방법으로 익산 S업체, 부여 S업체 두 곳에 위탁 처리했다는 것이다.

KT&G 광주공장도 완주 H업체에 52톤을 기타 방법으로 위탁 처리했다.

이처럼 연초박, 폐수처리오니(유기성)는 똑같은 폐기물인데, 처리방법이 다른 것은 어떤 이유인지 KT&G가 충분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임의원은 진단했다.

끝으로 임형택 의원은 “KT&G는 위탁처리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고, 행정당국은 KT&G가 공급하고 있는 업체들 가운데 금강농산과 같이 부실한 곳은 없는지 즉각 점검하고,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강력 요구하며 "집담 암 발병이 있었던 만큼 환경부, 지자체를 비롯한 행정당국도 이와 관련 시민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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