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줍줍'이 뭐길래 홈페이지 마비?
'줍줍'이 뭐길래 홈페이지 마비?
  • 전북투데이
  • 승인 2020.02.08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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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임장이 뭐에요?" "그거요~현장답사에요", "초품아는?" "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

부동산 뉴스를 읽다 보면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정확한 뜻이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넷 카페에는 부동산 관련 약어들도 상당하고요. 부동산 현장 기자가 부동산 관련 기본 상식과 알찬 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기획한 연재한 코너입니다.
 

지난 4일 인터넷에서는 한바탕 난리가 났습니다. 수원의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이라는 아파트에서 무순위 청약 42가구를 뽑는데 신청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홈페이지가 먹통이 됐죠. 결국 분양 대행사는 청약 접수시간을 3시간 더 연장해야만 했습니다.

총 6만8000여명이 당첨되길 기대하며 무순위 청약을 신청했습니다. 가장 인기가 많은 84㎡은 8가구 뽑는데 4만3818명이 몰리면서 경쟁률이 5477대 1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아, 로또도 5000원 이상 당첨돼 본 적 없었던 저는 애초에 포기했습니다.

이 현상을 두고 많은 언론사가 '줍줍(줍고 주움)'이라는 용어를 제목으로 사용했습니다. 물론 표준어는 아니어서 독자들께 죄송할 따름입니다만, 이것처럼 무순위 청약을 잘 표현하는 신조어가 없긴 하네요. 주워 담는다는 뜻의 '줍줍'은 그 뜻을 짧고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어 부동산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많이들 쓰시는 용어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이 아파트 미계약분 줍줍에 열광하는 걸까요? 무순위 청약은 1·2순위 청약 후 부적격 처리 및 미계약된 물량을 추첨을 통해 분양하는 것을 말합니다. 청약통장이나 가점 등이 필요 없고 만 19세 이상의 조건을 갖추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습니다.

청약통장을 아끼면서도 추첨으로 분양 받을 수 있으니 '줍는다'는 말이 절묘하게 어울립니다. 실제 이번 아파트의 무순위 청약에서는 비록 당첨은 안 됐지만 예비 순위자에 2000년생(만 20세) 두명이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최연소 당첨자는 만 25세라니, 부럽기만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어떤 분들은 "라떼는('나 때는'을 희화화 한 말) 청약통장 필요 없이 신청만 하면 당첨됐어~"하고 옛날 생각을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2008년 기사들만 보더라도 미분양 아파트가 많아 '청약통장 무용론'이 대두되기도 했으니, 지금과는 격세지감이 느껴지네요.

미계약 아파트의 줍줍 열기에는 현재 부동산 시장의 상황이 잘 반영돼 있습니다.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의 아파트값은 최근 1~2년간 크게 뛰었습니다. 정부는 주택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조정으로 주변보다 낮은 시세에 아파트를 분양하도록 유도합니다. 그래도 시장이 과열되면 '분양가 상한제' 지역으로 지정해 분양가를 낮춥니다. 주변 시세보다 상당히 낮은 금액에 아파트를 구할 수 있으니 '로또'라는 말도 나오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 때문에 최근 서울과 수도권의 주요 분양 아파트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수십 대 1을 기록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자녀가 2명 이하인 경우 가점이 낮아 사실상 서울 내에서 1순위 청약에 당첨되긴 쉽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을 보면 미계약 아파트에 수만명이 몰리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앞으로도 인기 아파트의 분양 대행사들은 준비를 단단히 하셔야겠습니다. 홈페이지가 또 먹통이 될 가능성이 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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