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정권 초 같은 분위기" 거대여당 출현에 바짝 엎드린 관가
"마치 정권 초 같은 분위기" 거대여당 출현에 바짝 엎드린 관가
  • 전북투데이
  • 승인 2020.05.1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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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하고 있다.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과반을 훌쩍 넘는 압승을 거두면서 관가가 한껏 몸을 낮추고 있다. 4년차에 돌입한 문재인 대통령이 레임덕 우려 없이 정책 강드라이브를 걸 수 있게 됨에 따라 공무원들은 전례없이 '정권 코드 맞추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야권에서는 거대여당 탄생으로 행정부 견제 기능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가 상당하다.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는 검찰 등 사정당국의 살아있는 권력을 향한 칼도 무뎌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앙정부부처 한 공무원노동조합 관계자는 16일 "선거 이후 요즘 실·국장들이 부쩍 회의를 많이 소집한다"며 "정부가 추진 중인 정책 중 'BH 관심도'가 높은 사안은 중점추진 대상으로 상정해 성과를 닥달한다고 한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요즘 분위기가 마치 정권 초 같은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합해 177석을 확보했다. 여기에 열린민주당 3석을 더하면 180석이 범여권 의석으로 분류된다. 범여권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가 가능한 의석수 5분의 3을 달성하며 입법부를 장악했다는 평가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지역구에서 84석을,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19명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개헌 저지선은 넘겼지만 제1 야당 의석수는 103석에 불과해 여당을 견제하는데 제약이 큰 상황이다.

여대야소를 넘어 거대여당이 탄생하면서 문재인 정부는 각종 정책과 입법 과정에서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게됐다. 이는 정책 추진의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무리한 정책을 밀어붙일 경우 제어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부작용도 있다.

최근 관가에서는 새롭게 국회에 입성하는 당선인들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한다. 담당 부처 공무원들의 업무추진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지만, 매서운 채찍을 휘두를 수도 있는 만큼 상임위 배정이 어떻게 될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모 정부부처 국회연락관 A씨는 "다선 의원들의 경우 성향이 익히 알려진 만큼 공무원들 사이에서 기피인물과 선호인물이 뚜렷하다"며 "반면 초선 의원은 어떤 스타일인지 파악하기 쉽지 않다. 초반에 어떤 인상을 심어주느냐에 따라 4년간 편해질수도, 피곤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늘공' 사이에서 눈치보기가 한창이라면 '어공' 국회 보좌진 사이에서는 구인난이 치열하다. 자리가 크게 늘어난 여당에서는 좋은 사람을 가려뽑기 위해서, 야당은 쪼그라든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다만 보좌진의 전문성과 전투력에 있어서는 야당이 앞설 것이라는 평가다.

정부 산하 한 공공기관 대관 업무를 맡고 있는 B씨는 "야당에서는 '선수'로 불리는 일 잘하는 보좌진만 살아남고 일 못하는 소위 '쭉정이'는 대폭 물갈이가 될 것"이라며 "피감기관 입장에서는 야당이 더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기업 대관 C씨는 "여당 보좌진 숫자가 늘어나면서 수준 미달의 낙하산이 꽂힌다는 얘기가 많이 돈다"며 "국회 업무 이해도가 낮은 신입일수록 무리하거나 어처구니 없는 요구를 하는 경우가 많아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전경. 

사정당국의 수사나 사법부의 재판에 거대여당 출범 여파가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임면권이 행정부에 귀속된 경찰은 검경수사권 조정에 따라 활동반경이 더욱 확대된 반면, 정부여당과 각을 세워온 검찰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으로 힘이 빠지게 됐다. 아울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법사위원회가 여대야소로 구성될 수밖에 없는 점도 여권을 겨냥한 수사에 힘이 빠질 것이란 전망의 이유다.

입법·행정부의 입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사법부 역시 예산 문제로 들어가면 거대여당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1차적으로 기재부를 통해 예산이 배정되고 입법부의 심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야권은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은 친여 인사들의 재판이 여론전으로 흐르는 것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보좌진 D씨는 "과거 재판을 살펴보면 재판부가 무리한 법리를 내세워 여론재판으로 흐르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며 "만약 법사위에 배정된다면 여권 핵심인사들의 재판이 외부요인에 흔들리지 않도록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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