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기고] 뜬봉샘
[외부 기고] 뜬봉샘
  • 전북투데이
  • 승인 2019.04.08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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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모든 생명체의 근원을 이루는 한 요소이다. 동식물 생명의 탄생⋅성장⋅죽음에 이르는 과정이 물의 흐름에 따라 이루어진다.

물이 풍요롭고 흐름이 자유로우며 원활하면 그 생명체는 튼튼하고 건강하며 오래도록 그 생명을 유지하게 된다. 그러하기에 물이 모이고 흐르기 시작하는 샘은 소중하며 많은 생명을 공유하고 있어 경외스런 장소로 여기고 있다.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는 도시의 형성도 물의 흐름을 따라 크기와 융성⋅쇠퇴의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현대는 물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조정하여 도시를 조정하고 변화시킬 수 있어 좀 더 편리하지만 이전에는 물을 자유롭고 풍요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곳에 도시가 이루어졌다.

물을 멀리까지 보내는 능력을 갖추었던 로마제국이 오랜 기간 유지되었던 것이 좋은 본보기라 생각하며, 동양의 왕조국가에 치산치수가 국왕의 통치덕목으로 중요시 하였던 것도 그 예라 본다.

그러하였기에 우리 인류는 일찍부터 물을 소중하게 여기며 중요하게 다루는 역사를 만들어 왔다고 본다.

삶에서 물로 인해 생활의 장애가 될 때에는 극복을 위해 배와 수차, 보 등의 도구와 방안을 찾아냈고, 그것을 바탕으로 하여 조직의 힘을 키워나갔다.

깨끗하고 순결한 물은 더욱 중시하였다. 어릴적 어른들이 ‘상류 물을 더럽히면 날벼락을 맞는다.’하며 경각심을 주었던 말과 지금은 거의 사라진 ‘정화수 떠 놓고 소원을 빌던 우리네 어머니의 모습’ 등에서 그러한 정신을 느낄 수 있다.

한 국가의 시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여러 요소를 감안 했겠지만 순결하고 깨끗한 물을 떠서 하늘의 기운을 빌고자 하였다면 더 많은 고심을 하고 고르고 하였을 것이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는 그 생명을 다하여 가고 있는 ‘고려’를 새롭게 하기 위해 새나라를 세우려는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큰 힘을 얻고자 하였을 것이고, 그 힘을 얻을 장소 중 한 곳으로 장수에 있는 뜬봉샘을 선택했다. 이곳에서 영험한 기운을 받아 건국을 준비를 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하여 온다.

내가 태어나고 자라온 고장 장수(長水).

남쪽의 남원에 있는 지리산, 북쪽 무주에는 덕유산 이라는 걸출한 산과 그 준령의 사이에 자리하여 웅장하거나 수려한 산세를 갖지는 못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강과 섬진강의 시작을 알리는 고장이다. 두 강물을 서로 나누어 보내는 ‘수분령’이라는 장소도 있다. ‘긴 물길이 있기에 우리 고장이 장수라고 불리어지고 있다‘라고 한다.

하지만 나를 비롯한 많은 군민은 장수(長水)라는 말에는 조선의 건국에 도움을 주었고 금강과 섬진강 물의 출발점이라는 의미를 덧붙이는 “최상위, 어른 물”이라는 뜻도 담겨 있다고 본다.

요즈음 장수에서는 장영수 군수와 군민들이 뜬봉샘의 맑은 물 떠놓고, 우리고장과 대한민국이 축구와 더불어서 살림살이가 튼튼하고 건강하게 성장하라고 그 힘을 모으고 있다.

[장수군 박현식 기획조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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