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결정해"…'전주 사립고 답안지 조작 사건' 의문 풀렸다
"자기가 결정해"…'전주 사립고 답안지 조작 사건' 의문 풀렸다
  • 전북투데이
  • 승인 2020.11.19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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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결정해, 증거 없으니 겁 먹지마.”

전북 전주의 한 사립고등학교 행정실무사 A씨(34·여)가 중간고사 답안지 조작 사실이 들통나자 전 교무부장 B씨(50)에게 전한 메시지 내용이다. 이 메시지 내용은 A씨의 유죄를 입증하는 데 결정적인 증거로 작용했다.

A씨는 B씨의 자녀인 C군이 제출한 답안지 중 오답 3문제를 수정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초 A씨는 해당 학교조사와 전북교육청 감사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었다. 하지만 법정에서 돌연 태도를 바꿨다.

A씨는 법정에서 “답안지 조작 한 사실도 없고 B씨와 공모한 사실도 없다. 전북도교육청 감사 등에서 한 자백은 학교 강압에 의해 한 것이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B씨와는 상관이 없다”며 함께 기소된 B씨를 옹호했다.

'전주 사립고 답안지 조작 사건'은 A씨에게 범행동기를 찾기 어려운 사건이었다. B씨의 자녀인 C군의 답안지를 조작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었다. 도교육청 감사 당시 “아이가 안쓰러웠다”는 A씨의 답변도 납득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19일 전주지법 형사6단독(판사 임현준) 심리로 열린 선고공판에서 의문점이 풀렸다.

임현준 판사는 이날 이들의 관계를 직장동료 사이 이상의 관계였다는 점을 언급했다.

임 판사는 “A씨는 학교와 전북교육청 감사에서 답안지를 조작했다고 자백했지만 갑자기 수사단계에 이르자 모든 혐의에 대해 부인했다”며 “이에 A씨에 대한 자백을 제외한 다른 사정에 의해 A씨가 답안지를 조작한 사실이 인정되는지 살펴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 판사는 “답안지 조작과 관련된 3명을 조사한 결과 A씨 이외에는 다른 2명이 범행을 저질렀다는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다른 증거 등을 토대로 살펴본 결과 A씨와 B씨가 직장동료 이상의 관계로 보여 답안지 조작에 대한 동기도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A씨와 B씨의 관계가 직장동료 이상이었던 만큼, A씨에게 범행동기가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양형과 관련해서는 “학교에서 시험은 말이나 글로 설명할 필요 없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A씨는 교직원이라는 본분을 망각한 채 중대한 범행을 저지른 점, 거짓진술을 주장하고 수사에 협조하지 않은 점 등을 비춰 엄벌이 불가피하다”며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저질러 얻은 이익이 없는 점 등을 감안해 형을 정했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임 판사는 B씨가 A씨와 답안지 조작을 공모한 것에 대해서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임 판사는 “B씨는 답안지 조작(B씨 자녀 답안지) 사건으로 이익을 얻는 사람으로 동기가 확실하다”며 “하지만 A씨와 B씨가 답안지 조작사건을 공모했다는 명확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A씨와 B씨는 지난해 10월15일 오후 4시께 C군(당시 2학년)이 제출한 ‘언어와 매체’ 답안지 3개 문항의 오답을 정답으로 수정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됐다. 또 변조한 답안지를 국어교사에게 전달한 혐의(사문서변조 등)도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채점과정에서 담당 교사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답안지 조작으로 C군은 9.1점이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C군의 아버지로, 지난해 2월까지 해당 학교에서 교무부장을 지냈다. B씨는 2018년에도 이와 비슷한 의혹이 제기되자 “오해받기 싫다”면서 스스로 다른 학교로 파견을 간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아이가 안쓰러웠다. 이번에 처음 벌인 일이며 C군의 아버지와는 무관한 일이다”고 주장했다. B씨 또한 자신과는 무관하다며 결백을 호소했다. 검찰과 경찰은 이들이 서로 공모해 답안지를 조작했다고 판단, 이들을 모두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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