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 없는 ‘순창군 수의계약③’] ‘무자격자 손에 맡겨져’
[원칙 없는 ‘순창군 수의계약③’] ‘무자격자 손에 맡겨져’
  • 안기환 기자
  • 승인 2020.11.30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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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 없는 업체와 계약…일감 몰아주기도 여전
비리 발생 가능성 다분 '우려'…"수의계약 관행 개선" 한 목소리

원칙을 무시한 순창군의 수의계약 남발로 지역건설업체들의 원성이 들끓는 가운데[본보 17일자 ‘특정업체 편중’-19일자 ‘묻지도 따지지도’ 보도] 상당수 면에서 무자격(무면허)업체에 공사를 맡긴 사례가 부지기수 드러났다.

일부 면은 무자격업체 가운데서도 특정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기 등 권한을 뛰어넘으면서 계약을 체결한 정황도 포착됐다.

최근 순창군 3개(인계‧적성‧풍산)면이 제출한 수의계약(2017년 1월~2020년 상반기)현황에 따르면, 이중 1천5백만원을 초과한 공사 건수는 총 100건에 계약액은 19억1천2백만원에 달한다.

공사는 용‧농배수로정비가 전체 75%로 주를 이뤘고, 마을 주변 및 하천과 수로관 정비를 비롯해 간혹 포장 등도 포함됐다.

이들 공사는 토공면허를 보유한 전문건설업체와 계약을 체결해야만 한다.

관계법령(건설산업기본법)은 자재포함 공사비가 1천5백만원 이상인 공사는 해당 업종(공사내용과 면허종목 일치)에 맞는 전문건설업 등록업체에게 계약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규정은 지켜지지 않았다.

관련 법규를 무시하고 철콘 또는 상하수도, 석공 면허만 보유한 무자격(무면허) 업체들과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

무자격업체와의 수의계약 현황을 면밀히 살펴보면, 먼저 인계면은 1천5백만원 이상의 각종 공사 25건을 11개사에 수의계약으로 맡기고 4억5천5백여만원의 공사비를 지급했다.

그러나 25건 가운데 56%에 달하는 14건이 H건설 등 3개 업체에 집중됐고, 공사비 역시 56.7%인 2억5천8백여만원이 3개 업체에 몰렸다.

적성면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45건에 계약액은 총 8억9천1백만원으로 23개사에 배분됐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45건 중 63%에 달하는 28건을 Y건설 등 6개 업체가 나눠가졌으며, 공사비는 57%인 5억여원이 지급됐다.

풍산면 수의계약 역시 제멋대로다.

30건 5억6천2백만원(16개사) 가운데 12건을 D건설 등 3개 무자격업체가 각각 4건씩 싹쓸이, 계약액은 2억2천3백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무자격업체에 ‘몰아주기’식의 계약으로 인해 ‘특정업체 밀어주기 아니냐’는 지역건설업체들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무엇보다 비리 발생 가능성이 다분해 ‘군의 수의계약 관행이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높게 일고 있다.

일각에선 수의계약을 체결한 업체가 공사에 대한 해당 면허를 보유하지 않은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계약을 강행했다는 유착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읍면이 발주한 수의계약 중 농·용 배수로정비 등의 공사 체결을 위한 건설업종 요건에 관한 질의에 군 관계자는 “토공업종 신고를 완료한 건설사와 체결해야한다”면서 “미등록신고업종(무자격) 업체와는 수의계약을 절대 체결할 수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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