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문학 공모전 수상작, 알고 보니 '베낀 소설' 의혹…"전체가 무단도용됐다"
5개 문학 공모전 수상작, 알고 보니 '베낀 소설' 의혹…"전체가 무단도용됐다"
  • 전북투데이
  • 승인 2021.01.1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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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작가 김민정 페이스북 캡처

2018년 백마문화상을 받은 단편소설 '뿌리'의 작가인 김민정씨가 한 남성이 자신의 소설을 도용해 여러 공모전에서 수상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씨는 지난 16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제 소설 '뿌리'의 본문 전체가 무단도용됐으며, 제 소설을 도용한 분이 2020년 무려 다섯 개의 문학 공모전에서 수상하였다는 것을 제보를 통해 알게 됐다"고 밝혔다.

김씨에 따르면 이 소설을 도용한 A씨는 '뿌리'를 투고해 '제16회 사계 김장생 문학상' 신인상, '2020포천38문학상' 대학부 최우수상, '제7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가작, '제2회 글로리시니어 신춘문예' 당선, 계간지 '소설 미학' 2021년 신년호 신인상 등을 수상했다.

김씨는 "구절이나 문단이 비슷한 표절의 수준을 넘어, 소설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그대로 투고한 명백한 '도용'"이라며 "'글로리시니어 신춘문예'에서는 제목을 '꿈'으로 바꿔 투고했고, 나머지는 제목과 내용 모두를 도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같은 소설로 여러 개의 문학상을 수상했고, 그 소설은 본인의 작품이 아닌 저의 소설을 무단도용한 것"이라며 "도용된 소설에서 이 분이 상상력을 발휘한 것은 '경북일보 문학대전'과 '포천38문학상'에서 기존 제 문장의 '병원'을 '포천병원'으로 바꿔 칭한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몇 줄 문장의 유사성만으로도 표절 의혹이 불거지는 것이 문학"이라며 "글을 쓴 작가에겐 문장 하나하나가 '몇 줄 문장' 정도의 표현으로 끝낼 수 있는 말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저는 이번 일로 인해 문장도, 서사도 아닌 소설 전체를 빼앗기게 되었고, 제가 쌓아 올린 삶에서의 느낌과 사유를 모두 통째로 타인에게 빼앗겨 버렸다"며 "제가 도용당한 것은 활자 조각이 아닌 제 분신과도 같은 글이었기에, 저 스스로를 지키고자 이 글을 쓰게 됐다"고 했다.

그는 "도용은 창작자로서의 윤리와도 명확히 어긋나는 일로, 앞서 언급한 내용은 문학 외의 다른 창작 장르에도 마찬가지"라며 "어떤 창작물이든 그 속엔 작가의 사유가 담겨 있으며, 남의 창작물을 자신의 것으로 둔갑시키는 것은 곧 원작가의 사유를 짓밟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타인의 창작물을 짓밟고 유린하는 이와 같은 사태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라며 "투고자 개인의 윤리의식뿐만 아니라, 문학상 운영에서의 윤리의식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뿌리'는 2018년 백마문화상을 수상한 작품이었고, 온라인에 본문이 게시돼 문장을 구글링만 해 보아도 전문이 나온다"며 "이것은 문학상에서 표절, 도용을 검토하는 최소한의 가이드라인마저 부재함을 시사한다"고 했다.

소설 도용으로 논란이 된 A씨는 다른 분야의 공모전에서도 타인의 창작물을 도용해 출품하고, 수상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A씨가 본인의 페이스북 등에 수상소식을 알린 것을 토대로 조사한 결과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나 사진, 글을 도용해 수많은 공모전에서 입상했다는 증거를 찾았다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고 있다.

A씨는 계간지 '소설 미학' 2021년 신년호 신인상 수상소감을 통해 "대학에서 국문학이나 문예창작학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소설에 대해서 깊이 있는 지식 또한 없다"며 "그러나 매일 밤 틈틈이 소설을 써내려가면서 스스로 문학적 갈증을 해소하며 큰 자긍심을 갖는다"고 했다. 이어 "소설은 사람과 사람이 부디 끼며 사는 삶의 현주소가 깊게 배어 있어 도란도란 들려주고, 듣는 이야기들에서는 마음을 따듯하게 하는 힘이 있다"며 "앞으로도 틈틈이 소설을 통해 더욱 활기차고 의미 있는 삶을 살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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