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4㎏'짜리 신생아는 왜 죽을 때까지 맞아야 했나
'2.54㎏'짜리 신생아는 왜 죽을 때까지 맞아야 했나
  • 전북투데이
  • 승인 2021.02.17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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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사망한 생후 2주 된 아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의 20대 부모가 지난 12일 전북 전주시 전주덕진경찰서에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위해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익산 신생아 사망 사건’ 피의자들에 대한 사건 전후 행적이 조금씩 밝혀지면서 20대 어린 부부가 생후 열흘 남짓 된 친아들을 죽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북경찰청은 17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된 부부에게 살인과 아동학대폭행, 아동학대중상해 3개 혐의를 적용해 송치하기로 했다"며 "이들은 아들이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음에도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사건 피의자 A씨(24)와 B씨(22·여)는 익산시 한 오피스텔에서 생후 2주 된 C군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지난 12일 구속됐다.

산부인과에서 퇴원해 집으로 돌아온 이달 1일부터 7일까지 이들이 C군에 가한 폭행은 특정된것만 모두 일곱 차례. 아버지 A씨가 4차례, 어머니 B씨가 3차례 학대를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아이의 뺨을 세게 한차례, 약하게 두차례 때렸다"고 시인했다. 아이 얼굴에 남은 여러 멍자국이 그 증거다.

A씨는 2월 초순께 C군을 침대로 집어 던지기까지 했다. 경찰은 당시 침대에서 튕겨 난 C군이 벽 등에 부딪혀 머리에 큰 충격을 받았으며, 이 때 발생한 뇌출혈이 사망의 결정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보고있다.

실제 C군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1차 부검 결과 사망원인은 두부 손상, 뇌출혈이었다.

담당 부검의는 "손으로 때린 것만으로는 두부 손상에 의한 뇌출혈이 올 수 없다"며 "던지거나 떨어뜨렸거나 세게 부딪혔을 때 가능한 손상"이라는 의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지난 9일 사망한 생후 2주 된 아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의 20대 부모가 지난 12일 전북 전주시 전주덕진경찰서에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위해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경찰은 "병원에 제때 데려가기만 했어도 아이를 살릴 기회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들 부부는 C군이 이상 징후를 보이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어머니 B씨는 "C군의 호흡이 거칠어졌고, 한쪽 눈을 제대로 뜨지 못했으며, 분유를 삼키지 못하고 토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들은 학대 행위가 드러날 것이 두려워 아들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방치했다. 부검의가 확인한 C군의 주검은 2.54㎏으로 저체중이었다. 태어난 이후 제대로 먹지 못한 탓에 정상적인 발육을 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이들 부부의 사정이 아주 넉넉하진 않았지만, 병원에 가지 못할 정도로 생활고를 겪은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사건 당시에는 부부가 무직이었지만, 앞서 A씨가 일을 해 수입이 있었고, A씨 부모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기도 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들 부부와 C군이 생활한 집안 내부는 비교적 청결한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기저귀나 분유 등이 정리돼 있었고, 아이에게 먹이다 남은 분유 흔적도 남아있었다.

반면 육아 관련 서적 등 기본적으로 쓰이는 육아 용품은 집안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이들 부부는 경찰에서 '분유를 토해서', '자꾸만 울어서', '오줌을 싸서'라는 이유로 학대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죽음에 이를 정도의 폭력을 정당화하기엔 설득력이 부족하다.

경찰은 아동학대 전력이 있는 점을 감안해 개인 폭력성이나 정신 건강 상태 등을 알아볼 수 있는 심리 검사도 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 부부가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진술이 불일치 하는 부분도 있다"면서 "정신 감정 결과를 일부 확인 했지만 개인 정보인만큼 공개할 수는 없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먼저 태어난 3개월짜리 첫째딸에게 피를 흘릴 정도의 폭행을 저질러 기소됐으나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아동학대를 신고했던 B씨가 자신의 진술을 번복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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