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조사로 투기꾼 공무원 물색"…팔 걷은 전국 광역·기초단체
"전수조사로 투기꾼 공무원 물색"…팔 걷은 전국 광역·기초단체
  • 전북투데이
  • 승인 2021.03.10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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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사들인 경기 시흥 과림동 소재 농지에 보상 목적의 묘목이 심어져 있다. 이곳에서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대책협의회(공전협)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토지 투기를 규탄하며 신도시 백지화와 공공주택특별법 폐지를 촉구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직원 땅투기 의혹 사건과 관련해 전국 광역·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 전수조사를 진행하며 대대적인 '투기꾼 공무원' 물색에 나섰다.

해당 광역·기초단체는 정부합동조사단(합조단) 조사협조에도 응하면서 동시에 자체적으로 전수조사를 벌여 위법행위를 적발한다는 방침이다.

10일 전국 광역·기초단체에 따르면 우선 3기 신도시 예정지이자 이번 논란의 중심지역인 경기 광명시와 시흥시가 뜨거운 감자다.

광명시는 지난 4일부터 시 소속 직원 1308명, 광명도시공사 직원 245명 등 총 1553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6급 공무원의 사전투기 관련 거래는 수많은 의혹사건 가운데 사실로 적발된 첫 사례다. 광명시는 해당 직원에 대해 불법 형질변경에 대한 원상복구 명령과 함께 징계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현재까지 전수조사 과정에서 해당 직원이외 소속 공무원 5명이 추가로 적발됐다. 다만 이들의 위법성 여부는 현재 조사 중이다.

경기 시흥시도 지난 3일부터 시청 공무원 1748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와 사전신고제를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공무원 8명이 관련 의혹에 휩싸였다.

자진신고 7명, 전수조사 1명 등 각각 광명·시흥지구 일대 토지를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토지매입 시기가 1980년~2016년인 만큼 이번 논란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것이 시의 입장이다.

한편 시흥시청 이외 시흥시의회 소속 의원의 딸이 과림동 일대 투기목적으로 땅을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시의회에서도 자체적으로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10일 경기 광명 노온사동의 광명시 공무원이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 토지에 텅 빈 비닐하우스가 설치돼 있다. 오른쪽은 지난해 12월 9일 허가받은 지하수 이용시설 안내문. 광명시에 따르면 광명시흥신도시 일대 토지를 취득한 시 소속 공무원은 모두 6명으로 파악됐다. 

3기 신도시 발표 전, 일명 '지분쪼개기' 투기의혹이 제기된 고양 창릉지구와 관련해 경기 고양시에서도 이에 대한 전수조사를 펼치고 있다.

고양시의 전수조사는 시 소속 공무원 전체 대상이 아닌 5년 전부터 현재까지 도시개발 관련 부서에서 근무했던 직원 110명을 대상으로 우선하고 있다.

고양시 관계자는 "창릉지구 개발 등과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직원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필요 시, 전체직원 등 조사범위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의혹사태와 관련된 LH직원 13명 대다수가 과천의왕사업본부에 근무한 경력이 있다. 이에 경기 과천시도 시 소속 공무원 500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계획 중이다.

과천시 관계자는 "지구대상 및 일정 등 구체적인 윤곽은 전해진 바 없으나 시일 내 전수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시도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계양테크노밸리 지구와 관련해 시 포함, 도시공사 직원 600여명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인천시 소속 감사관은 "조사범위는 2013년 12월부터 현재까지로 설정했고 당시 3기 신도시 담당관련 공무원(계양구청 포함)뿐만 아니라 직계가족까지 대상을 넓혀 전수조사 중이다"라고 말했다.

충북도청도 이번 의혹사태와 관련해 감사담당과를 중심으로 산업단지 입지발표 전, 5년간을 조사 범위로 정하고 이 기간에 관련 부서를 거쳐 간 직원의 토지거래 내역을 확인할 방침이다.

지역은 청주 넥스트폴리스 산업단지, 음성 맹동·인곡 산업단지, 충북도 바이오산업국이 추진하는 오송 3생명과학 국가산업단지 등이다.

충북도는 직원의 동의를 받아 가족의 토지거래 내역도 조사할 예정이다. 직계 존비속을 포함한 가족을 합해 대상 인원은 1000여명이 될 전망이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가 계양테크노밸리(TV)에서 신도시 지정 직전 토지거래가 급증한 정황을 파악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광주시도 국토부 신규 공공주택지구 추진계획에 포함된 광산구 산정동과 장수동 일대 168만3000㎡ 부지와 관련된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공공택지지구에 해당하는 지번이 나와 있으니 거래동향 내역을 살피면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LH직원들의 내부정보를 통한 투기는 쉽지 않아 보이지만 의혹 해소 차원에서 전수조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시민사회단체들로부터 의혹이 제기된 제주 제2공항과 관련, 투기의혹을 밝히기 위해 제주도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실제로 도외 거주자의 서귀포시 성산읍 토지 거래량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는데 국토부는 이에 대해 토지거래는 당초 활발했다고 즉각 반박했다.

제주도는 이같은 투기의혹을 종식 시키기 위해 공직자와 그 친인척, 지인까지 모두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국토부와 LH는 직원 2만3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신도시 토지거래 내역에 대한 1차 전수조사 결과를 오는 11일에 발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정보 접근성이 비교적 자유로운 지자체 공무원과 시의원들이 투기 유혹에 노출되기 쉽다고 전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 사건을 신속하게 진상 규명하지 않으면 향후 신도시, GTX 등 다른 대형사업 추진 과정에서도 신뢰도 손상이 우려된다"며 "비위 연루자에 대한 실질적인 처벌을 강화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익명의 전문가는 "급조한 지자체 조사의 경우 자진신고는 또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며 "고양이 앞에 생선을 맡긴 격이나 마찬가지인데 외부기관 조사나 수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실시한 9일 오후 경기도 광명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광명시흥사업본부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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