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하우스 개관 줄줄이 연기…무주택 실수요자들 '한숨'
모델하우스 개관 줄줄이 연기…무주택 실수요자들 '한숨'
  • 한종수 기자
  • 승인 2019.05.0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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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시즌을 맞아 분양공급 물량이 쏟아지고 있지만 대출규제 등으로 실수요자 문턱이 높아지면서 분양시장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자, 건설업계가 분양일정을 연기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5월에 일반에 공급되는 분양물량 3만4745가구다. 계획대로라면 3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총 3개 단지 1211가구(일반분양)가 모델하우스를 개관하고 분양에 나서야 하지만 위례신도시 우미린1차만 모델하우스를 연다. 당초 이날 문을 열려던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과 동탄역 삼정그린코아 더베스트는 모델하우스는 개관이 연기됐다.

연기 이유에 대해 일부에서는 분양가 책정과 관련된 '분양 연기'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거나, 청약 문턱을 낮추기 위해 조건 변경을 고려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를테면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의 경우 전용면적 59㎡와 84㎡의 계약금 비중을 현재 20%에서 10%로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건설업계가 이처럼 청약 문턱을 낮추려고 하는 것은 돈줄이 막히면서 분양시장 분위기가 예전같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대출을 규제해 수요자들의 돈줄을 막으면서 현금이 없는 수요자들은 청약 자체가 힘들어졌다.

일명 '줍줍'이라고 불리는 사전 무순위 청약도 분양 시장을 한산하게 만드는데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강남권의 첫 분양단지인 방배그랑자이는 중도금 대출 불가 조건으로 사전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사전 무순위 청약은 청약 가점없이 미계약 물량을 받을 수 있어, 현금부자들에겐 매우 요긴한 기회로 이용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도권 청약시장의 양극화가 뚜렷해진 데다, 청약 흥행을 기록했어도 미계약으로 남은 단지들이 나오고 있다"며 "청약에 당첨된 수요자들이 당첨 기회를 포기하고, 건설사들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무순위 청약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분양가 9억원 이상 아파트는 사실상 대출이 불가능해 청약시장은 서민보다는 현금부자만이 집을 살 수 있는 상황이 돼 버렸다"고 덧붙였다.

수요자들의 구매심리도 얼어붙었다. 중도금대출보증을 통한 대출비율이 20%로 축소되면서 중도금대출 1회차는 수요자가 납부해야 한다. 그만큼 자금마련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분양가격 기준 계약금 10~20%, 중도금 60%(4~6회), 잔금 20~30% 수준이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계약금 정도만 마련하고 입주시 전세자금, 기존 주택 처분을 통해 중도금대출 상환과 잔금을 지급하는 구조였다"며 "현재 금융권에서는 보증받을 수 없는 중도금대출금의 20%에 대해서 시공사 또는 조합의 연대보증 등의 보강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분위기 탓에 건설업계의 분양일정이 또 한번 연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허 연구위원은 "건설업계에는 분양가 규제, 수요자들에는 대출·청약규제가 있다"며 "금융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중소건설사들은 분양을 강행할 수밖에 없고, 분양가 역시 높은 수준으로 책정해야 해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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