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여가는 상자들'…익산 이어 전주서도 택배 대리점-기사 갈등
'쌓여가는 상자들'…익산 이어 전주서도 택배 대리점-기사 갈등
  • 전북투데이
  • 승인 2021.09.1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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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덕진구 인후동의 CJ대한통운 인후대리점에 배송되지 못한 택배상자 더미가 쌓여있다.(인후대리점 제공)

전북 익산에 이어 전주에서도 택배 대리점과 노동자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벌써 열흘째 이어지고 있는 갈등이 추석을 앞두고 자칫 '택배 대란'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취재를 종합하면 전주 인후동 일대에서 근무하는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들 중 10명이 지난 8일자로 대리점으로부터 계약해지를 통보받았다. 이에 노동자들은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해고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반면 해당 대리점주는 "이 바쁜 시기에 오죽하면 그랬겠느냐. 생존권을 위협당하고 있는 것은 대리점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로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사태 해결은 요원한 상태다. 게다가 택배노동자가 고용노동부에 고발장을 접수하는 등 더욱 악화되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택배지부는 지난 9일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석 명절 특수기를 앞두고 대리점에서 10명에게 집단 계약해지를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CJ대한통운 인후대리점은 이달 초 보증보험을 들지 않았다는 점과 배송 물량을 다 채우지 못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어 민주노총 화물연대 조합원 10명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이와 관련 노조 관계자는 "택배노동자가 보증보험을 가입해야만 하는 의무는 어디에도 명시돼 있지 않다"며 "배송 물량을 채우지 못한 것은 대리점에서 분류도우미를 모두 해고해 제때 분류작업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에 부당해고를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고소·고발장을 접수했다.

 

지난 9일 전북 전주시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앞에서 공공운수노조 택배지부 소속 조합원들이 "부당해고를 철회하라"고 촉구하고있다.

하지만 대리점은 오히려 그동안 자신들이 부당한 일을 감내해왔다는 입장이다.

해당 대리점에 따르면 이곳에는 12명의 한국노총 조합원과, 10명의 민주노총 조합원, 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2명 등이 근무하고 있다. 이번 사태의 중심에 있는 이들은 제2노조인 민주노총 조합원들이다.

대리점 측 관계자는 "지난 3월께 택배기사 10명이 민주노총에 가입했다"며 "이후로 파업이나 선별적 물품 배송, 집하 거부 등 대리점 운영에 차질을 줄만큼 상황이 다수 발생했다"고 말했다.

상·하차를 돕는 '분류도우미'를 해고했다는 노조 측 주장에 대해서는 "지금은 추석 연휴기간이라 물류가 더 많이 쏟아지는 데 어떻게 분류도우미를 자를 수 있겠느냐"며 "오히려 증원했다"고 반박했다.

한형근 인후대리점장은 "수개월동안 수십차례 서면으로까지 업무 정상화를 요청해왔다"며 "서비스 품질이 떨어지면 결국 대리점은 본사와의 계약을 유지할 수 없게 되는데 우리 가족의 생존권은 누가 책임져주느냐"고 억울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어 "대리점을 포기하고 싶을만큼 너무 힘들지만 여기서 물러나면 모든 거짓이 사실처럼 될까봐 버텨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갈등이 지속되면서 택배 운송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해고된 노동자들은 "파업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대리점의 입장은 다르다. 대리점 측은 "평소 하루 200개 물량을 배송하던 사람이 20개를 배송했다면 정상적인 배송으로 볼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인후동 주민들이 받아야 할 물건들은 제 때 배송되지 못하고 쌓여가고 있다.

당장은 신선식품 등을 퀵으로 보내거나 대리점 측에서 직접 배송하는 식으로 대처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언제까지 지속 할 수 있을 지 장담할 수 없다.

한편 익산에서도 지난달부터 3주째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 소속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이 '수수료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이 배송을 거부하면서 수천개에 달하는 택배상자는 CJ대한통운 익산터미널에서 발이 묶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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