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카드' 선지급 500만원, 어떻게 나왔나?…소상공인 달랠 수 있을까
'마지막 카드' 선지급 500만원, 어떻게 나왔나?…소상공인 달랠 수 있을까
  • 전북투데이
  • 승인 2022.01.01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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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가 22일 서울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영업제한, 방역패스 조치 중단과 함께 근로기준법 5인 미만 확대 반대를 요구하는 총궐기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가 2021년 마지막날 '손실보상금 선(先)지급'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들었다. 대출 형태인 재난지원금과 손실에 대해 보상하는 손실보상금 두 제도를 결합한 형태다. 선지급 형태는 이번이 처음이다.

선지급은 '속도'에 방점이 찍힌다. 사실상 신청 즉시 입금이 가능한 구조다.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취임 때부터 강조해 온 '신속함'이 그대로 녹아 있다.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사전지급을 결정하는데 채 하루가 걸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권 장관이 청와대에 보고한 이후 불과 몇시간 만에 도입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권칠승 장관은 31일 오전 "'손실보상 선지급 금융 프로그램'을 신설해서 55만여 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설 명절 전에 손실보상금으로 5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 '손실보상 선지급=마이너스 통장' 뭐가 달라졌나

이번에 도입된 손실보상 선지급 금융 프로그램은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이다. 손실보상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소상공인에게 500만원을 먼저 지급하고 추후 나오는 손실보상금으로 이를 갚는 형태다.

신청대상은 2021년 3분기 신속보상 대상자 약 70만개사 중 12월 영업시간 제한 조치를 적용받은 약 55만개사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3분기에 손실이 발생한 곳은 4분기와 내년 1분기에도 상황이 비슷할 것이란 판단이 깔려 있다. 이들에게 우선 500만원을 대출해 주고 추후 손실보상금이 지급되면 상환하는 방식이다. 선지급 프로그램을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이라고 설명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예를 들어 이번에 500만원을 지원받은 소상공인의 실제 손실보상금이 400만원이라고 가정을 해 보자. 그럼 손실보상금으로 나오는 400만원은 자동으로 선지급을 상환하는데 사용된다. 이 400만원에 대해서는 무이자가 적용된다. 나머지 100만원은 대출로 전환되고 5년 이내(2년 거치, 3년간 상환)에 상환하면 된다. 이 때 적용되는 금리는 연 1%가 적용된다. 초저금리 대출을 받은 것과 비슷하다. 반대로 실제 손실보상금이 600만원인 경우 500만원은 선지급을 상환하게 되고 차액 100만원은 소상공인 몫이다.

미리 앞당겨 지급하는 방안인 만큼 재원은 2022년 손실보상금 3조2000억원을 활용하게 된다.

◇ 선지급 결정까지 '단 하루' 걸렸다… 어떻게 가능했나

선지급 프로그램 도입은 '전광석화'처럼 진행됐다는 후문이다. 권 장관이 청와대에 보고한 시점은 지난 30일. 이를 감안하면 이날 오전 11시에 도입이 발표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중기부 내에서는 선지급에 대한 논의가 오래 전부터 진행됐다. '어떻게 하면 소상공인들에게 더 도움이 될까' 하는 고민이 출발점이다.

현행 소상공인 손실보상제도는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의 신청을 받아 영업제한으로 인한 피해를 산정한 뒤 보정률을 적용한 손실보상금을 지급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손실이 발생한 후 보상금을 받기까지는 짧게는 2개월, 길게는 4개월이 걸린다. 하루하루 버티기가 힘든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그림의 떡'인 경우도 많다.

이미 코로나19가 2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소상공인들의 체력은 바닥이 난 상황이다. 더 이상 대출을 받을 수도, 주변에서 자금을 융통하기도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원 규모도 중요하지만 신속한 지원이 더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업이 부도가 난 이후에 지원하는 것보다 부도가 나지 않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과 같은 이치다.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 것은 여러 차례 지원금과 보상금을 지급하며 갖춰진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해 보자는 아이디어였다. 손실보상금 심의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성천 차관을 중심으로 논의가 거듭되면서 이날 발표한 '선지급 후정산' 방식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중기부 관계자는 "선지급 후정산 방식은 처음 도입되는 것"이라며 "행정적인 부분이 다소 복잡해지는 측면이 있지만 (중기부가)감당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설 전에 지급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뿔난' 소상공인 달랠 수 있을까

이같은 지원에도 불구하고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4인·9시)가 추가로 연장되면서 소상공인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소상공인 단체들은 손실보상금 500만원 선지급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지급 대상 및 조건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일부 단체의 경우 앞으로 매 분기 소상공인들에게 손실보상금으로 500만원씩 지급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들은 100% 손실보상을 원한다. 일상회복 중단 이후 전국적 영업제한이라는 새로운 국면이 펼쳐진 상황에서 손실보상법에 의거한 온전한 손실보상이 시행돼야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손실보상법 시행령 개정을 통한 인원제한, 시설제한 등 손실보상법 대상 확대, 손실보상법 사각지대 지원을 위한 과감한 재정지원을 정부에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피해자영업자총연합도 "정부는 거리두기 조치로 인한 손실을 100% 보상해야 할 것"이라며 "영업시간 및 인원 제한을 완화하고, 앞으로 분기별로 500만원의 손실보상금을 연 4회에 걸쳐 지급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번 대책이 소상공인 집단(동맹)휴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대는 오는 1월 4일 7개 단체 의견을 수렴해 집단(동맹)휴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과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을 마친후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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