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완결]'한국형FBI' 중수청은 어디로…관할·검사 임명권 등 험로
[검수완박 완결]'한국형FBI' 중수청은 어디로…관할·검사 임명권 등 험로
  • 전북투데이
  • 승인 2022.05.03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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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검수완박’ 법안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수정안이 가결되고 있다. (공동취재)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이 마무리되면서 검찰의 시선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한국형 FBI) 설치를 논의하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로 이동하게 됐다.

중수청 설치를 논의하기 위해 국회 '사법개혁 특별위원회'(사개특위)를 구성하는 안건이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로써 사개특위에서 중수청 설립을 두고 여야의 치열한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개특위 구성은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안에 담긴 내용이다. 중재안은 사개특위 구성 후 6개월 내 중수청 입법 조치를 완료하고, 이후 1년 이내 중수청 출범과 동시에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폐지하도록 했다.

민주당은 중재안을 기초로 사개특위 테이블에 앉아 중수청 설립을 위한 각론을 만들어가자는 입장이다.

중수청을 미국 연방수사국(FBI)처럼 법무부 산하에 둘지 여부, 검찰이 직접수사권을 가졌던 6대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를 모두 중수청에 이관할지 등에 따라 중수청의 위상이 달라지게 된다. 중수청 역시 공수처처럼 수사와 기소 권한을 모두 갖게 될지도 변수다. 중수청장에 신망 높은 검사 출신이 임명된다면 검찰 내 에이스 수사 인력이 중수청으로 들어올 가능성도 있다.

다만 중수청의 관할, 기능, 규모, 임명권, 조직 및 인적구성 등 난제가 상당해 설립까지는 험로가 불가피해보인다.

당초 민주당은 법무부 산하에 중수청을 두는 안을 구상했으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을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며 스텝이 꼬였다. 다급해진 민주당은 중수청을 경찰처럼 행정안전부 산하에 두거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처럼 독립기관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개특위에서 중수청을 현재 공수처처럼 독립기관으로 가져갈지 총리실 산하에 둘 건지 법무부 산하에 둘 건지 논의를 해나가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독립기구인 공수처는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롭고 공정하게 수사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가는 게 더 낫다는 이야기도 있다"면서 "국민들 합의를 이끌어내면서 전문가들과 토론해 결론을 내리면 될 문제"라고 부연했다.

국민의힘은 사개특위 구성을 포함한 박병석 국회의장 중재안(부패·경제 범죄 수사권을 검찰에 남기고 중수청 설치 후 폐지)에 대한 합의도 원천 무효가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사개특위가 출범하더라도 중수청을 두고 여야간 치밀한 수싸움이 예상된다.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한동훈 법무장관'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으로 중수청을 두려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수청 설립을 졸속으로 추진할 경우엔 1년 넘게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공수처의 수순을 밟을 것이란 우려도 크다. 검찰 견제를 위해 탄생한 공수처가 유능한 검사들을 확보하지 못하고 각종 부실수사로 논란을 빚으며 1년여만에 무용론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공수처를 반면교사 삼아 중수청 논의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중수청의 성패는 수사와 기소 분리 여부, 인적구성에 달려있다.

중수청이 공수처와 같이 수사와 기소 권한을 모두 갖게 된다면 검찰 내 우수 수사인력들이 중수청으로 이동할 동기가 커진다. 또한 중수청장에 검찰 내 신망이 두터운 에이스 검사가 임명될 경우 중수청으로 실력있는 검사들이 모일 수 있다. 공수처의 경우 수사경험이 전무한 판사 출신 김진욱 처장이 사령탑을 맡으면서 검사 정원 미달 사태가 벌어져 수사력 논란이 반복됐다.

검사 임명 문제도 중대 변수다.

현재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 검사는 대통령이 임명권을 갖는다. 중수청 역시 대통령이 검사 임명권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큰데 이 경우 검찰총장 출신 윤 당선인이 구상해온 부패전담수사기구 등의 그림이 그려질 수 가능성도 있다. 중수청이 공수처와 같은 독립기관으로 설립된다고 해도 검사 임명권은 대통령이 가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윤 당선인의 검사 임명권을 통해 자신이 그린 특별수사기구로 다가갈 수 있다.

황운하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중수청 설립 법안을 보면 중수청장의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고 조직·정원 등 세부 규정도 대통령령에 정하도록 돼 있다. 행정부 뜻대로 조직의 구성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한 검찰 간부는 "공수처의 실패 모델로 가지 않으려면 중수청에 유능한 검사들이 가느냐가 핵심으로, 입법 과정에서 중수청에 수사 기소 분리가 적용되지 않고 검찰 파견을 열어놓는 등 위상이 주어진다면 수사 경험이 많은 검사들이 지원할 것"이라며 "중수청에 6대범죄가 모두 이관되는지 여부도 핵심"이라고 했다.

또한 "결국은 인력싸움인데 공수처가 우수 수사 인력 확보에 실패한 것과 달리 중수청이 수사인력 확보에 성공한다면 중수청이 과거의 '대검 중수부'와 같은 위상을 가질 수 있지만, 법안에서 중수청의 위상과 권한을 어떻게 설정할지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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