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이언트 스텝' 없다지만…'3고(高)'의 쓰나미 韓 경제 덮친다
美 '자이언트 스텝' 없다지만…'3고(高)'의 쓰나미 韓 경제 덮친다
  • 전북투데이
  • 승인 2022.05.07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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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몇 차례 회의에서 추가로 0.5%포인트(p)의 금리인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광범위하다."

지난 4일(현지시각)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이 같은 언급 하루 뒤인 5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는 3.12%, S&P500은 3.56%, 나스닥은 4.99% 각각 급락했다.

비록 파월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0.75%p를 올리는, 소위 '자이언트 스텝'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해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0.5%p 올리는 '빅스텝'을 추가로 단행할 수 있다는 언급이 가파른 기준금리를 기정사실화 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기 때문이다.

연준이 예고한대로 빅스텝을 몇차례 더 밟아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면, 달러 강세로 외국인 자본이 국내에서 빠져나갈 수 있고, 원화가치 하락으로 인해 수입물가가 더욱 급격하게 오를 수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 세계적인 통화 긴축의 흐름 속에서 우리나라 역시 올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2.50%로 끌어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물가 상황도 심상찮다. 연준의 통화 긴축에 따른 고환율까지 가세하면서 우리 경제는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소위 '3고(高) 악재'에 시달릴 전망이다.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를 종전의 0.25~0.50%에서 0.75~1.00%로 0.50%포인트(p) 인상한 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경제와 금융 여건이 연준의 기대와 일치하는 방향으로 진화한다면 향후 몇 차례 회의에서 0.50%p를 추가로 인상하는 데 대한 광범위한 공감이 있다"면서 "우리가 기대하는 대로라면 다음 두 번의 회의에서 0.50%p 인상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3월 0.25%p, 이번달 들어 0.50%p 인상을 단행한 연준이 오는 6·7월 회의에서 0.50%p씩 연거푸 올릴 거라는 시장의 분석을 낳았다. 연준이 연달아 '빅 스텝'을 단행하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현재의 연 0.75∼1.00%에서 6월 1.25~1.50%로, 7월에는 1.75~2.00%로 단숨에 뛰어 오른다.

앞서 지난해 8월부터 4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차근차근 올려온 우리나라로선 미국에 역전당할 위기에 놓였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연 1.50%다. 우리나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오는 26일 열리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경우 6월에는 미국의 기준금리가 우리나라와 동일한 수준으로 올라서며, 이르면 7월이라도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벌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금통위의 5월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점차 힘이 실리고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금통위가 금리인상 속도를 높일 필요성을 강하게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금통위의 5월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금통위가 더욱 눈여겨 보는 것은 국내 물가상승률이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2%로 3%대에 접어든 뒤 11월 3.8%, 12월 3.7%에 이어 올해 1월 3.6%, 2월 3.7%를 기록했다. 이어 3월 들어 4.1%로 4% 선을 뚫었으며 4월에는 이보다 더 높은 4.8%로 뛰어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10월(4.8%) 이후 13년6개월 만의 최대 상승률이다.

향후 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인 '기대 인플레이션율'도 크게 들썩이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4월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전월 대비 0.2%p 오른 3.1%를 기록했다. 2013년 4월(3.1%) 이후 9년 만의 최고치다. 통상 기대 인플레이션이 오르면 가계가 임금 상승을 요구해 상품의 생산비용이 오르고, 기업은 가격 인상을 추진해 실제 물가가 오르는 효과를 불러온다.

금통위가 5월은 물론이거니와 연달아 4차례나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박석길 JP모건 금융시장운용부 본부장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5월, 7월, 8월, 10월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p)씩 인상돼 연말에는 기준금리가 2.50%로 오르고 내년 1월 추가 인상으로 내년 1분기까지 금리 인상은 2.75%에 도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금통위 회의는 3·6·9·12월을 제외하고 매달 열리는데, 지난 4월 기준금리 0.25%p 인상을 감안하면 4월, 5월, 7월, 8월, 10월 회의에서 금리가 연달아 오를 거라는 전망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연준의 강력한 통화 긴축 행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와 함께 위험 회피 심리를 자극해 달러의 가치를 힘껏 밀어올리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6일 장 중 한 때 1274.4원까지 치솟으며 연고점(1274.7원)에 근접했다.

치솟는 환율은 가뜩이나 높은 물가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같은 물량을 수입하더라도 환율이 오르면 그만큼 값을 더 줘야 하므로 수입물가가 높아진다. 한은이 수입 규모가 큰 234개 품목 가격에 대해 매월 조사해 발표하는 수입물가지수는 이미 지난 3월(148.80)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 치웠다. 최근의 환율 상승 추이가 이어질 경우 수입물가지수는 더 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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