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넘는 '물가 고공행진' 왜?…유가·곡물값 급등에 '설상가상'
5% 넘는 '물가 고공행진' 왜?…유가·곡물값 급등에 '설상가상'
  • 전북투데이
  • 승인 2022.06.03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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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를 뚫었다. 우리나라 물가가 5%대로 오른 것은 지금으로부터 14년 전인 글로벌 금융위기 때가 마지막이다. 오는 6~7월에도 5%대 물가 상승은 이어질 전망이다.

올들어 잇단 고물가 상황은 국제 유가와 곡물가격 상승, 글로벌 공급망 차질, 내수 회복 등 여러 대내외 여건이 층층이 겹친 결과다.

여기에 이달만 20조원을 넘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이 풀릴 예정이다. 정부가 물가 상승 압력을 빠른 시일 내 유의미하게 잡기는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고개를 들고 있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5.4%로 2008년 8월 이후 13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가 상승을 이끈 두 축은 석유류·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축산물'이었다.

지난달 석유류는 34.8% 치솟으면서 전체 물가 상승률의 1.50%포인트(p)를 기여했다. 가공식품은 7.6% 올라 0.65%p를 기여했다. 그 결과 공업제품은 전체 물가 상승 폭의 무려 절반을 넘는 2.86%p를 차지했다.

세부 품목을 살펴보면, 석유류 상승은 Δ경유(45.8%) Δ휘발유(27.0%) Δ등유(60.8) 등이 주도했다.

지난해부터 에너지 수급 불균형이 촉발한 국제유가 상승과 더불어, 올들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 차질 여파로 분석된다. 최근 들어서는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 추진 등이 유가 상승 폭을 더욱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가공식품은 Δ국수(33.2%) Δ소금(30.0%) Δ밀가루(26.0%) Δ빵(9.1%)을 비롯해 밥상에 빠지지 않고 오르는 품목의 오름세가 유독 컸다.

가공식품 가격 인상 역시 우크라이나 사태가 많은 영향을 미쳤다. 우크라이나 지역은 유럽 최대 곡창 지대로, 이 지역의 밀·해바라기씨 등 생산이 불안해지면서 국제 선물가격이 치솟고 이에 따라 가공식품 생산비용과 수입물가가 함께 오른 것이다.

축산물의 경우 1년 전보다 12.1% 급등했다. 특히 Δ돼지고기(20.7%) Δ수입쇠고기(27.9%) Δ닭고기(16.1%)가 물가 상승 폭을 키웠다.

국제 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사료비 부담 가중, 에너지 불안으로 인한 물류비 인상 등이 영향을 준 결과로 해석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전반적으로 최근 물가 상승은 '대외' 요인이 크다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벤처기업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물가는 대외 요인이 굉장히 크고,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도 함께 겪고 있는 숙제"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물가를 밀어올리는 대내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먼저 4월 거리두기 해제 이후 기지개를 켠 내수가 대표적인 물가 상방 요인으로 손꼽힌다. 통계청은 이번 물가 상승의 경우 수요보다는 공급 측면이 주요하다고 밝혔지만, 조만간 여름철을 맞아 대면 보복 수요가 폭증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방기선 기재부 1차관도 이날 경제관계차관회의에서 "5월은 대외적 요인으로 인한 에너지·원자재·곡물 공급망 차질에 더해 방역 완화에 따른 내수 회복이 가시화되면서 물가 상승률이 더욱 높아졌다"고 언급했다.

지난달 말 국회를 통과한 2차 추경 역시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

특히 소상공인 손실보전금(25조8575억원), 특고·프리랜서 지원금(1조5111억원) 등 추경을 통한 현금성 지원 사업이 이달 안에 집중적으로 집행될 예정이다. 어림 잡아도 20조원을 훌쩍 넘는 재정이 한 달 내 소비자 주머니에 직접 꽂히는 셈이다.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자극할 가능성이 우려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물가 정점은 당초 상반기에 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제는 하반기를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6~7월까지는 5%를 넘는 고물가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는 게 한은의 진단이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이날 "6월과 7월에도 5%대의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국제유가와 국제 식량가격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최근 거리두기 해제로 수요 측 압력이 커지면서 물가 상승 확산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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