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생명의 존엄성과 아름다움을 작가 김병종의 40년 화폭에 담다'
[기획] '생명의 존엄성과 아름다움을 작가 김병종의 40년 화폭에 담다'
  • 김도현 기자
  • 승인 2022.09.01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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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개관 5주년 특별전 개최...“김병종 40년, 붓은 잠들지 않는다”
김병종 작가의 200여점 작품 총 4부작으로 구성, 올해 9월 2일부터 내년 10월29일까지 전시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이 개관 5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하는 ‘김병종 40년, 붓은 잠들지 않는다’ 특별전을 개최한다.

21세기 한국 대표 화가인 김병종 화백은 생명의 존엄성과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작가로, 그간 ‘바보 예수’, ‘생명의 노래’ 연작을 통해 국내와 해외에 이름을 알려왔으며, 지난 40년 동안 세련된 현대미 속에 한국적인 여운과 정서가 관통하면서 주제 면에서 몇 번의 큰 변화를 작품 속에 선보여왔다.

특히 그의 작품은 동아시아 철학의 정신성이 표현돼있고, 특별히 동아시아 정신에 입각한 그의 ‘생명의 노래’ 시리즈는 ‘생명’을 바탕으로 시를 쓰고 노래를 부르듯 자유롭게 한국적 미학을 표현, 작가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그런 그를 두고, 고 이어령(1934~2022) 문화평론가는 작고하기 얼마 전 김 화백에 대해 "날치가 물을 차고 오르듯 힘찬 붓질과 아름다운 색채로 생명의 시를 쓰는 화가"라고 평한 바 있다.

이번 특별전은 그런 김병종 화백이 1980년대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화폭에 펼쳐온 회화 세계를 총 4부(2022. 9. 2~ 2023. 10. 29)에 걸쳐 망라, 펼쳐 보이는 전시다. 전시작 수 만해도 약 200여점에 달할 정도로 방대한 규모다.

 

송화분분.
송화분분.

가장 먼저 오는 9월 2일부터 11월 13일까지는 미술관 전관에서 제1부 <화홍산수, 송화분분(松花紛紛), 풍죽(風竹)>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병종 작가는 지난 1990년부터 약 10년씩 간격을 두고 화홍산수, 송화분분, 풍죽을 순차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이 작품들은 모두 생명이라는 주제 아래 그려진 연작들로써 생명의 귀함, 생명으로부터 받는 위로, 생명에 대한 예찬을 노래, 당대 많은 관심을 받았던 작품이다.

‘생명 작가’라는 별칭이 있는 작가는 평소 생명 주제의 작업에 대해 “생득적이었다”고 밝히며 그는 “풍부한 자연 속에서 성장했던 것을 토대로, 원초적인 자연과 생명에 대한 어떤 목마름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철학을 내비쳤다.

고 이어령이 김병종 작가를 ‘생명의 동행자’라고 말했던 이유도 같은 귀결이다.

 

화홍산수.
화홍산수.

1부 전시에서는 작가가 시간적 차이를 두고 화홍산수, 송화분분, 풍죽을 발표한 것에 대하여 ‘생명의 순환’을 철학적으로 제시한 것이 특징이다.

화면 중심에 활짝 핀 <화홍산수>의 붉은 꽃이 생명의 절정을 보여 준다면, <송화분분>을 가득 채운 노오란 송홧가루는 생명의 무한한 잉태를 상징하고, <풍죽>은 임의로 불어오는 바람이 송홧가루를 끝 간 데 없이 날려 보내는 생명의 전달을 시각적으로 묘사했기 때문.

미술관 관계자 역시 “제 1부 전시에서는 작가가 말하려는 ‘생명의 순환’에 대해 많은 관람객들이 공감해줬으면 좋겠다”며 작품마다 생명, 또는 삶에 대한 작가의 진지한 고찰이 묻어 있어 있음을 시사했다.

 

바보예수.
바보예수.

1부 전시가 끝나면 오는 11월 23일부터 내년 2월 26일까지 제2부 <바보 예수, 상선약수(上善若水)>가 펼쳐질 예정이다.

‘바보 예수’는 ‘바보로 보일 만큼 착하기만 한’ 예수를 수묵화로 그려낸 작품으로 이 작품은 국내·외에서 여러 이슈를 불러일으켰는데 특히 유럽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동방에서 온 낯선 화가가 서방으로 가져간 낯선 예수를 기존의 고정관념을 뒤흔들어버린 탓에 한국화의 경계를 넘어선 걸작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생명의 노래 숲에서.
생명의 노래 숲에서.

제3부 <숲으로> 전시는 생명의 작가답게 자연을 소재로 한 생명 시리즈의 부분으로 이뤄진다. 내년 3월 21일부터 6월25일까지 전시된다.

이 전시에서는 작가의 유년기 기억이 대담한 붓질로 발현돼 표현되며, 영국 대영박물관과 캐나다 온타리오 뮤지엄에 소장될 만큼 현대적이면서도 한국적인 여운과 정서를 내포하고 있는 작품들이 대거 전시된다.

마지막으로 제4부 <길 위에서-남미부터 북아프리카까지>에서는 작가가 남미와 북아프리카 기행 중 깨달은 삶과 예술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긴 작품들이 전시된다.

남미에서는 하루의 고된 노동이 마무리되고 난 이후에도 춤추고 노래할 수 있는, 그들이 삶을 다루는 방식을 이방인의 시각에서 화폭에 담았고, 북아프리카에서는 산업화로 훼손되지 않은 산, 강, 바다, 사람의 아름다움을 색으로 풀어냈다.

이 작품들은 자연과 인간, 인간과 생명의 관계성에 대한 이야기이며, 현대 문명의 폭주를 향한 단호한 경고이기도 하다. 이들 작품은 23년 7월 4일부터 10월 29일까지 전시되며, ‘김병종 40년, 붓은 잠들지 않는다’ 특별전은 이렇게 총 4부로 구성, 마무리된다.

한편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은 400점이 넘는 작품을 김병종이 남원시에 무상기증하면서 콜렉션의 기반을 갖춰 2018년 3월에 개관한 전원형 미술관이다.

지난 5년동안 소장품들을 중심으로 <묵향(墨香)>, <생명의 숲과 바다>, <시화기행(詩畫紀行)> 등 매년 특별전을 개최, 많은 관람객들의 공감을 이끌어오면서 지역 시각예술 분야의 저변을 크게 확장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독특한 건축물, 사진 찍기 좋은 아기자기한 공간들,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 환경을 고루 갖춘 까닭에 많은 관람객들이 이 곳을 찾고 있어 올해까지 약 30만 명의 누적 관람객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22년 한국 관광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미술관은 매주 월요일 휴관하며, 관람료는 없다.

전시문의 063-620-5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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