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적 거세' 했다면 순천 강간살인 막을 수 있었을까
'화학적 거세' 했다면 순천 강간살인 막을 수 있었을까
  • 형상희 기자
  • 승인 2019.06.09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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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경찰서는 순천의 한 아파트에서 회사 선배의 약혼녀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A씨(36)를 지난 5일 오후 광주지검 순천지청으로 송치했다.

회사 선배의 약혼녀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30대가 과거에도 3차례 성폭력 범죄를 저질렀으며 6년 전 재판 당시 검찰에서 성충동 약물치료(화학적 거세) 명령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재범 우려가 높다고 보기 어렵다'서 이를 기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일각에서는 당시 성충동 약물치료가 진행됐다면 이번 범죄를 막을 수도 있지 않았겠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전남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최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살인로 구속된 A씨(36)를 광주지검 순천지청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A씨는 지난달 27일 오전 6시15분쯤 회사 선배의 약혼녀인 B씨(43)가 살고 있는 순천의 아파트에 침입해 B씨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가족들은 성폭력 전과자 관리가 허술하다면서 A씨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제기한 상태다.

A씨는 2001년 강간상해죄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고, 그 유예 기간 중 폭력죄로 징역 1년6개월을 판결받아 집행유예 선고가 실효돼 복역하던 중 가석방됐다.

2007년 5월 A씨의 가석방 기간은 마무리됐고, 이후 2개월이 지난 뒤 다시 강간상해죄를 저질러 2007년 11월 징역 5년을 선고받고, 2012년 9월 형 집행을 종료했다.

5개월 뒤인 2013년 2월말 A씨는 경남 거제에서 성폭력 범죄를 저질렀다가 법원으로부터 징역 5년과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5년, 10년간 정보공개를 판결받았다.

법원은 또 준수사항으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기간에 보호관찰소에서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주문했다.

'순천 강간살인 사건' 피해자 아버지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게시글.(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당시 검찰이 수차례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점 등을 이유로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면서 성충동 약물치료 명령, 즉 일명 '화학적 거세'를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증거만으로는 A씨가 성도착증 환자로서 성폭행 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는 사람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 치료명령 청구를 기각했다.

당시 A씨에 대한 정신감정서와 치료감호소장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에 의하면 A씨에 대해 정신감정을 한 정신과 감정의가 'A씨는 충동조절장애로 진단되며 성적 습벽 이상으로 인해 자신의 행위를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고 판명된 사람으로 사료된다'는 의견을 법원에 제시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A씨의 감정의가 개진한 의견을 보면 감정을 통해 A씨가 성도착증이 있다는 점을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A씨의 전력과 음주 습관, 범행 등에 기초해 성적 습벽이 있는 환자로 추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검찰이 요구한 약물치료명령 청구를 기각했다.

법원은 "감정의 소견을 보면 A씨가 다소 폭력적인 성향의 성적 충동은 있지만 일탈적인 성적 환상 및 충동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밝혔다"며 "이런 점을 보면 A씨가 성폭력 자체에 대한 왜곡된 신념 또는 일탈적인 성적 충동을 가지고 있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점을 종합하면 A씨가 다소 일반적인 사람보다 성욕이 많고, 충동조절능력이 약하다는 점만으로 환자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문에 따른 여러 처벌을 통해 재범의 방지와 성행의 교정을 기대할 수 있는 점 등을 보면 다시 성폭력 범죄를 저지를 위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범죄의 상습성만 보더라도 재범의 위험이 있어 보인다"며 "성충동 약물조치 역시 완전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치료를 받는 기간은 성충동을 억제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 너무 안타까운 희생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표 의원은 "제도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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