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며라, 화장하고 다녀 시집 잘 갔다'고 한 간부…法 "성희롱"
'꾸며라, 화장하고 다녀 시집 잘 갔다'고 한 간부…法 "성희롱"
  • 노컷뉴스
  • 승인 2022.10.1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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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간부, 부하 직원에게 "화장 좀 해라", "이렇게 해 시집 잘가" 발언
다른 직원에겐 계속 차로 데려다 주겠다고 제안…거부당하자 인형 주먹으로 쳐
"이렇게 노조원이 많냐"…노조 항의에 결국 파면
法 "미혼 여성인 직원의 외모 평가한 것은 성희롱에 해당"
"꾸미고 다녀야 결혼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에서 비롯…성차별"

공공기관 간부가 부하 직원과의 개인 면담 과정에서 "화장 좀 해라, 이렇게 하고 다녀서 시집을 잘 갔다"고 말한 것이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유환우 부장판사)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에서 고위 간부로 근무한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 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A씨는 고위급인 경영기획실장으로 재직하면서 부하 여직원에게 평소 "얼굴이 어둡다"고 말하고, 개인 면담 과정에선 "화장 좀 하고 꾸미고 다녀라"고 말했다. 또 전 직장 여직원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하고 다녀서 시집을 잘 갔다"고 말하기도 했다.

A씨는 또 다른 직원에게도 계속해서 차로 데려다 주겠다고 제안했다가 거부당하자 책장 위에 있던 인형을 주먹으로 강하게 친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A씨는 경영기획실장이자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장이기도 해 충격을 더하고 있다.

이밖에도 직원들에게 "경영기획실에 왜 이렇게 노조원이 많냐", "무기계약직에는 보직을 맡기기 어렵다" 등의 발언도 했다. 이후 노동조합에서 이같은 발언을 규탄했고, A씨는 현재 파면된 상태다.

스마트이미지 제공
스마트이미지 제공

A씨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으나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일부 발언은 한 사실이 있으나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정도가 아니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미혼 여성인 직원의 외모를 평가하고 화장으로 꾸미고 다니라는 말을 한 것은 해당 직원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이라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행위로 성적 언동에 해당한다"며 "해당 발언은 면담 과정에서 이뤄져 업무 관련성도 인정되므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은 화장을 하고 옷을 잘 입는 등 예쁘게 꾸미고 다녀야 남성에게 호감을 줘 결혼을 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발언으로서 성차별적인 발언에도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A씨가 부하 여직원에게 집요하게 차로 집에 데려다 주겠다고 한 것 역시 "경영기획실장으로서 우월한 지휘를 이용했다"며 성희롱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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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희원 기자 wontime@cbs.co.kr

<노컷뉴스에서 미디어N을 통해 제공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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