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웅걸 전주지검장 “검찰개혁 방향 잘못 돼” 공개 비판
윤웅걸 전주지검장 “검찰개혁 방향 잘못 돼” 공개 비판
  • 권남용 기자
  • 승인 2019.06.11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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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대 전주지방검찰청장 윤웅걸 검사장

현직 검사장이 또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검찰개혁안에 대해 비판했다.

윤웅걸 전주지검장(53·사법연수원 21기)은 지난 10일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에 올린 '검찰개혁론2'라는 글을 통해 현재 진행 중인 검찰개혁안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현직 검사장이 수사권 조정안을 비판한 것은 지난달 국회의원 300명 전원에게 메일을 보낸 송인택(56·21기) 울산지검장에 이어 두 번째다.

A4 용지 19장 분량에 달하는 글에서 윤 검사장은 독일과 일본, 프랑스, 중국 등의 사례를 들어가며 현재 진행 중인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윤 검사장은 먼저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사법선진국들의 논의과정과 그 결과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검찰개혁 법안은 중국과 정확하게 일치한다”면서 “서구 선진국의 제도를 제쳐두고, 굳이 우리와 다른 길을 걸어온 중국의 제도를 그대로 도입해 검찰의 본질적 기능을 훼손하는 방법을 택한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윤 검사장은 “독일과 일본 등 서구 선진국들이 검사에게 수사권과 수사지휘권을 부여하고 있다”면서 “이는 검사가 경찰보다 인권의식이 투철하고 수사실력이 뛰어나 그런 것이 아니다. 수사에 대한 정치권력의 영향력을 축소시키고 국가권력을 행사하는 경찰에 대해 법률가인 검사로 하여금 통제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수처 도입에 대해서도 윤 검사장은 “공수처는 공직자 부패척결에는 별다른 효과가 없고 오히려 다른 목적에 활용될 가능성이 더 많은 제도”라며 “공수처가 기존 검찰보다 권력에 대한 수사를 더 잘 하고 정치적 중립성을 더 잘 지킬 수 있다는 것은 막연한 희망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수처에 의미가 있다면 검사의 범죄에 대해 검찰이 수사하는 경우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비판을 불식시키는 정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공수처와 비슷한 기관들을 운영한 나라 대부분은 싱가포르, 홍콩, 인도네시아 대만 등 검찰제도가 미약했던 영연방 도시국가이거나 우리나라가 굳이 모델로 삼을 만한 나라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국가감찰위원회에 대해서도 “우리나라에서 제안된 공수처보다 정치적 독립성이 있어 보임에도 불구하고, 부패척결을 명목으로 한 효율적인 정적 제거 등 최고 통치권자인 주석의 권력 공고화와 장기집권에 기여하고 있다는 언론의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윤 검사장은 “국민으로부터 비난을 받는 검찰은 개혁돼야 마땅하고, 검사 중 누구라도 이런 검찰을 개혁하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정부가 제시한 검찰개혁안과 이를 토대로 국회에 제출된 법안은 방향을 잘못 잡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개혁의 방향을 검찰의 본질적 기능을 손괴하는 방법을 택한 것은 잘못”이라면서 “검찰이 제 기능을 다 하도록 하는 것이 개혁이지 개혁을 명분으로 검찰을 타도하거나 장악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기도 했다.

윤웅걸 검사장은 “검사의 직접수사는 줄이고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는 강화해야 국민이 편안해 진다”면서 “검사의 직접수사 축소는 자체첩보에 의한 수사를 금지하고, 1차 수사를 자제하며 검사 작성 조서의 증거능력을 없애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송인택 울산지검장은 지난달 26일 "검찰이 국민의 비판을 받게 된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분석은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공안·특수 분야에 대한 아무런 개혁방안도 없이, 마치 검사의 직접수사와 검사제도 자체가 문제였던 것처럼 개혁의 방향이 변질돼 버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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