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완주군 ‘감정놀이터’ 오면 화난 감정도 절로 풀어집니다
전국 최초 완주군 ‘감정놀이터’ 오면 화난 감정도 절로 풀어집니다
  • 권남용 기자
  • 승인 2023.01.12 13: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완주군, 행안부 국비 1억 원 지원 받아 고산과 삼례 등 2곳에 마련
공간 배치부터 색채 등 모든 설계부터 아이들 감정에 맞춰 완성

상한 감정은 우리의 신체처럼 따뜻한 보살핌이 필요하다. 아이들의 감정이 마음껏 뛰어놀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이름도 생소한 ‘감정놀이터’가 전국 최초로 완주군에 들어서 관심을 끈다.

지난 11일 오후 4시 완주군 고산면 읍내리에 있는 감정놀이터 ‘고래’에 들어가니 거대한 고래 꼬리 모양의 다락방 1, 2층에서 아이들이 책도 읽고 게임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청소년복지시설인 이곳은 삼례읍 청소년수련관과 함께 행정안전부로부터 국비 1억 원을 지원받아 총 사업비 1억2000만 원을 투입해 지난해 별도의 감정놀이터 공간을 마련했다.

연푸른 색 바탕에 밝은 노랑과 연두색이 어울린 실내 분위기는 그야 말로 화난 감정도 풀어주는 ‘치유의 천국’을 연상케 했다. 마스크를 낀 학생들의 표정은 너무 밝았고, 검지와 장지 손가락으로 브이(V)자를 그리는 모습엔 만족감이 가득했다.

전국 최초의 감정놀이터는 코로나19로 지친 아이들의 감정 회복을 돕고 진로와 취업, 교우관계 등에서 다양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공간배치와 색깔 등 감정치유 전문 기법을 도입한 공간이다.

아이들의 감정이 뛰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설계단계부터 철저히 아이들의 감정이 적극 반영됐다. “우울할 때 노래하는 곳이 필요합니다.”, “친구와 단 둘이 있고 싶어요.”, “다락방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달 말에 설치 완료한 감정놀이터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감정을 표출할 수 있도록 공간을 배치했다. 고래의 콘셉트를 가져와 다락방 모양으로 꾸며 아이들이 삼삼오오 담소를 나누며 상처 난 감정이나 우울한 기분을 풀 수 있도록 했다.

아래층에는 공간 분리를 통해 별도의 방을 만들어 방 안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빔 프로젝트도 설치했다. 이곳에서 약 10km가량 떨어진 삼례읍 삼례리의 완주군청소년수련관 내 감정놀이터는 텐트처럼 천막으로 만들어진 공간과 가벽을 세워 방을 조성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아동과 청소년들이 자신의 감정을 마음껏 분출할 수 없었던 만큼 답답함과 불안감, 우울함을 심하게 느끼고 있어 자신의 감정을 토로해 치유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배치한 것이다.

중학교 3년생인 이모군(16)은 “학생들은 학교나 집, 학원에서 마음대로 감정을 표출할 수 없어 마음 한 구석에 응어리가 져 있었다”며 “감정놀이터 공간에 와서 마음껏 떠들고 조용히 음악을 감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불안한 감정이 바다처럼 평온해진다”고 말했다.

친구인 K양도 “과거에는 화가 나면 혼자 분을 삭이거나 PC방에 가서 맥없이 시간을 보냈는데, 이제는 감정놀이터에서 놀게 된다”며 “청소년수련관에 감정놀이터까지 조성되다 보니 공부나 독서와 놀이를 함께 할 수 있어 많은 친구가 아주 좋아 한다”고 말했다.

유지숙 완주군 교육아동복지과장은 “군 단위 지역의 아이들은 상처를 받아도 치유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며 “전국 최초의 감정놀이터 운영을 통해 심리적 어려움에 처한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무한한 위로와 지지를 보낼 수 있는 만큼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