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권리 매료돼 고1 중퇴, 유니세프 공모전에 우수상 받은 학교 밖 청소년
아동 권리 매료돼 고1 중퇴, 유니세프 공모전에 우수상 받은 학교 밖 청소년
  • 권남용 기자
  • 승인 2023.01.17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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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군 경천면 김유림 양의 당찬 삶의 이야기 지역사회에 화제
중 3 완주군 청소년의회 참여 계기, 전북과학고 진학 곧바로 중퇴
스스로 성장 위해 꿈드림청소년단 등 다양한 활동하며 의지 굳혀
“대학 진학 후 학교 밖 청소년 위한 멘토링 활동 하고 싶다” 소망

아동과 청소년 권리 문제에 매료돼 고1 때 전북과학고를 중퇴하고 2년 동안 학교 밖에서 관련 활동에 집중해온 청소년이 유니세프(UNICEF) 한국위원회의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거머쥐었다.

화제의 주인공인 김유림 양(17·완주군 경천면·사진)은 운주초를 나온 뒤 고산면의 고산중에 진학, 학원이나 선행학습을 전혀 하지 않고 자기주도 학습을 통해 최우수 성적을 자랑하는 실력파였다. 아동과 청소년 문제에 천착하게 된 것은 중 3때 우연히 완주군이 운영하는 어린이·청소년의회에 참여한 게 동기가 됐다.

“완주군의 청소년의회나 국민정책 디자인단에 참여해 활동하며 아이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필요한 정책을 제안하는 게 좋았습니다. 특히 제안한 정책이 반영돼 예산 집행으로 이어질 때 그 희열을 잊지 못합니다.”

중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그는 차세대 미래 과학자를 양성하는 전북과학고에 지난 2021년 초 입학했지만 그해 4월에 중퇴한다. 아동과 청소년 권리에 관심을 갖고 그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활동을 본격적으로 해야 하겠다는 결심이 서자 처음엔 반대했던 부모님도 “향후 계획서를 써오라”라고 말씀하신 후 고1 중퇴를 허락하셨다.

유명 학교를 뒤로 하고 학교 밖 청소년을 자초한 그는 스스로 성장하는 기회로 삼기 위해 아동옴부즈퍼슨사무소 개소식 1호 민원 발표, 단체장과의 간담, 아동친화도시 행사 참여, 전라북도 꿈드림청소년단 활동, 굿네이버스 기후위기 토론, 전북교육감 예비후보 정책제안 간담회 참석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갔다.

완주군의 학교밖 청소년지원센터에서 자신과 비슷한 뜻을 품은 친구들과 만나 같이 공부도 하고 지식을 축적하면서 고졸 검정고시는 올 100점으로 패스한 상태다.

그는 최근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서 추진한 ‘아동을 위한 좋은 변화’ 사례 공모전에 ‘아동참여를 통한 학교 밖 안건의 주류화 사례’를 응모해 당당히 우수상을 수상했다. 아동친화도시 10주년을 맞아 국내 지자체의 노력이 아동에게 미친 긍정적인 영향을 발굴하기 위해 추진된 공모전에 자신의 학교 밖 생활과 평소 생각해온 아동 권리를 접목해 대안을 제시한 것이 수상으로 이어졌다.

그가 제안한 정책에는 ‘학교 밖 청소년 모의고사 응시료 지원’이나 ‘학교 밖 청소년 급식지원과 교통비 지원’ 등이 있으며, 이 중에서 후자는 완주군이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에 따라 올해 1천만 원의 예산을 세워 실행할 예정이다.

“학교 밖 청소년이라면 흔히 비행 청소년을 생각하기 마련인 데, 모두 그런 것은 아니에요. 자신의 꿈을 찾아 활동하며 각종 자격증을 따는 당찬 청소년들이 많이 있어요. 과학 공부도 좋았지만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활동이 더 좋아 색다른 길을 선택한 것입니다.”

그는 고등학교 중퇴 2년 가까이 지났지만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자신의 활동을 통해 발굴한 정책 제안이 행정의 변화를 가져오고, 전국적인 정책 흐름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며 ‘작은 변화의 불씨’를 피우는 일에 뿌듯함을 느끼고 만족한다.

꿈은 그냥 꾸면 꿈이지만 실천에 옮기면 현실이 된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꾸준히 실천해온 소녀의 꿈은 대학에 진학해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멘토링 활동을 하는 것이다. 왜? 세상은 작은 변화를 일구려는 작은 활동을 통해 크게 변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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