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규 교수팀, 반도체 기판에 활용 가능한 고성능 커패시터 신소재 개발
정창규 교수팀, 반도체 기판에 활용 가능한 고성능 커패시터 신소재 개발
  • 권남용 기자
  • 승인 2023.04.06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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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적 화학조성 기반 고효율 에너지 밀도의 커패시터
MLCC 적용 가능 소재…재료/물리 분야 저명 저널 게재

커패시터는 ‘축전기’ 또는 ‘콘덴서’라고도 부르는 에너지 부품으로 여러 전기회로와 전자제품에 사용되는 기초적 소재다.

그러나 자동차나 에너지 분산 시스템, 항공우주 시스템, 고성능 의료소자, 군사용 무기체계 등 순간적으로 높은 에너지가 필요한 경우에는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대신, 순간적으로 매우 높은 출력을 만들어낼 수 있는 고분자 필름 롤 커패시터 등이 사용되고는 있지만 무겁고 부피가 크다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면서도 고성능의 커패시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세라믹 신소재를 전북대학교 정창규 교수팀(신소재공학부)이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개발된 이 신소재는 납이 들어가지 않아 매우 친환경적이고, 커패시터에 적용하면 효율까지 매우 높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로 입증됐다.

이 같은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은 재료·물리 분야 저명 학술지인 ‘머터리얼스 투데이 피직스(Materials Today Physics, Impact factor: 11.069)’ 4월호에 게재됐다.

정 교수팀은 미국 브라운대학교 김승현/Kingon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에서 기존 납이 들어있지 않은 무연계 유전체소재(dielectric)로 알려진 비스무트(Bi), 아연(Zn), 니오븀(Nb) 기반의 산화물(BZN)에 티타늄(Ti)을 적절하게 첨가할 수 있는 합성 용액 공정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만든 세라믹 필름 소재가 매우 높은 수준의 에너지 밀도를 가진 커패시터에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밝혔다.

외부에서 가해진 전압 및 전기장에 의해 전하를 저장할 수 있는 특성을 ‘유전(dielectric)’ 특성이라 하는데, 이는 순간적으로 높은 전기 출력을 만들어 내는 커패시터 소자에서 핵심적인 소재다. 나아가 유전체소재와 전극이 번갈아 적층구조를 이루며 만들어지는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는 수많은 반도체 회로의 동작에서 필수적인 소자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파워/에너지 분야뿐만 아니라, 기존 DRAM 등 반도체메모리 소자 내에서도 동작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소재 특성은 유전 특성이다.

MLCC 등에서도 사용되는 높은 유전특성의 소재는 보통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결정구조를 가지고 있는 강유전체세라믹 산화물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최근 파이로클로르(pyrochlore) 결정구조의 산화물들이 커패시터 소재로 연구되고 있다.

특히 BZN 산화물 소재는 낮은 에너지 손실, 높은 에너지 효율, 높은 온도 안정성, 높은 전기적 파괴 저항성 등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전기 자동차 등 고전력 반도체회로에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다만, BZN은 기존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에 비해 유전상수나 분극특성 자체가 낮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으며 누설전류가 발생한다는 단점이 나타나기도 한다.

연구팀은 기존 BZN의 조성을 최대한으로 유지하면서 티타늄을 조성 내에 첨가하는 용액 합성법을 개발, 이를 기반으로 유전특성을 극대화하고 누설전류를 최소화할 새로운 파이로클로르 조성 BZTN 산화물 필름을 개발했다.

이 소재의 조성 최적화를 이용하여 100 정도에 불과한 기존 BZN의 유전상수를 270으로 끌어올렸으며 기존 BZN의 에너지 저장 효율도 더욱 높일 수 있었다. 500V 전압에서는 98.6%, 900V 전압에서는 97.2%의 에너지 효율을 보였다.

또한 현재까지 보고된 무연계 유전체 세라믹 필름과 달리 2 마이크로미터의 얇은 두께에서도 900V의 고전압을 누설전류 없이 버틸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해 기존 고전력 시스템에서 사용되는 고분자 롤 콘덴서의 소형화를 이끌 수 있는 장점까지 갖췄다.

정창규 교수는 “반도체 산업에서 소자/회로 구조와 반도체 공정 기술도 중요하지만 소재 측면에서는 유전체 재료가 매우 중요하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전자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MLCC 신소재와 연계해 적극적인 국제 공동연구를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기초연구실사업 및 4단계 BK21 사업단(수소에너지 융복합기술 혁신인재양성사업단, 단장 유동진) 등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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