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제11회 무주산골영화제...여러분을 무료로 초대합니다
[포커스]제11회 무주산골영화제...여러분을 무료로 초대합니다
  • 고달영 기자
  • 승인 2023.05.24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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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을 벗삼아 숲으로 떠나는 영화 소풍
개막작 - 라이브 공연과 함께하는 '버텨내고 존재하기' 감동적인 '설렘과 기대' 몰입할 터
무주등나무운동장-오는2일 저녁 7시(개막식)~6일 페막예정.
개막작 모습

The 11th Muju Film Festival!!

오는 6.1일 저녁 7시 무주등나무운동장.

제11회 무주산골영화제가 첫 개막작인 '버텨내고 존재하기'와 라이브 공연을 시작으로 팡파레가 울려 퍼진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벌써 11년째다. 올해 영화제를 준비하면서 종종 작년 영화제의 풍경들을 떠올렸다. 그날의 날씨, 그날의 분위기, 영화제 곳곳을 채워주었던 수많은 관객들, 함박웃음을 짓는 그들의 표정과 그들이 내뿜던 그 따뜻한 기운들을. 하지만 11회 영화제를 위해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생각하고는 곧바로 막막해졌다.

무주산골영화제의 지난 10년은 관객들과 힘을 합쳐 무너지지 않도록 애쓰면서, 전력을 다해 깊은 산골 마을에 예쁜 집 하나를 짓는 시간과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처음 상상했던 예쁜 집은 이제 얼추 완성되었으므로, 지금부터 우리의 고민은 지난 10년간의 고민과는 전혀 다른 것이어야 했다. 그렇게 우리는 크지 않지만 소중한 이 집을, 관객들과 일 년에 한 번씩 만날 이 집을, 어떻게 하면 더 예쁘고 더 편한 집으로, 비바람에도 끄떡없는 더욱 단단한 집으로 만들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다. 제11회 무주산골영화제는 그 고민의 첫 번째 결과물이다.

26개국 88편. 작년보다 약간 적다. 규모도 조금 줄였다. 상영관을 하나 줄였고, 덕유산 대집회장의 숲속 야외상영도 하루 줄였다. 토킹시네마 프로그램도 조금 줄였다. 콘서트 프로그램도, 기타 이벤트도 상당히 줄여야만 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프로그램의 구성은 그대로다. 창, 판, 락, 숲, 길의 프로그램도, 콘서트도, 책방도, 넥스트 액터 전시도 그대로 진행된다. 운영방식도 작년과 같다. 무주등나무운동장의 모든 프로그램은 1일 입장권으로 즐길 수 있고, 실내상영작은 예매를 해야 볼 수 있다. 덕유산 야외상영과 한풍루의 키즈스테이지는 무료로 운영된다. 물론 약간의 변화도 있다. 넥스트 액터 전시장은 실내로 이동했고, 키즈스테이지는 예년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다. 특히 외지 관객들의 이동을 돕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셔틀은 예년에 비해 확대 운영할 것이다.

대신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기 위해 그 어느 해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올해 처음으로 해외 문화 관련 기관과의 협업을 시작했고, 그 첫 번째 결과물로 미야케 쇼 감독이 무주를 방문한다. 올해에도 시대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최신 트렌드와 이슈를 영화제 프로그램 전반에 반영했다. 특히 극장의 위기가 지속되면서 영화계에 별다른 이슈가 없어 더 많은 고민이 필요했지만, 올해의 영화 프로그램에는 OTT 전성시대, 영화에 대한 고민, 일본 애니메이션의 강세와 한국영화 위기론 등 다양한 이슈들이 프로그램 곳곳에 투영되어 있다. 항상 주목받았던 트렌디한 콘서트 및 이벤트 프로그램은 말해봐야 입만 아프니 부연하지 않겠다. 그러므로 규모가 조금 줄었다고 예년에 비해 뭔가 부족할 거라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늘 말하지만 무주산골영화제는 기대해도 좋다. 항상 기대 이상이었으니까.

팬데믹이 휩쓸고 간 자리에는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모든 면에서 많은 변화들이 있고 그 변화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관객도 변했고, 영화제를 둘러싼 물리적 환경도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우리는 팬데믹 이전 세상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고, 10년간 영화제를 만들어온 우리에게도 전혀 다른 상상력이 필요하다.

이제 11번째, 세상에서 가장 낭만적인 초록빛 영화 소풍이 다시 시작된다. 또 다른 10년을 상상하면서 새로운 마음으로 준비한 첫 영화제다. 지금까지의 우리 고민은 모두 관객 여러분을 위한 것이었으므로, 지금부턴 여러분의 시간이다. 그 어느 해보다 즐겁고 행복하게, 영화와 음악과 함께 뒹굴고 놀면서 다시 일상을 살아갈 힘을 바로 이곳 무주산골영화제에서 얻어가면 좋겠다.

 

포스터

개막작(버텨내고 존재하기)

무주산골영화제는 지난 10년간 무주산골영화제만의 프로그램 정체성을 담아내면서도, 무주군민들의 접근성이 높은 무주등나무운동장이라는 열린 공간적 특성에 걸맞은, 그리고 남녀노소 누구나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고전영화와 라이브 연주를 결합한 복합문화공연 형태인 일종의 하이브리드 영화를 여러 협력 파트너와 함께 기획, 제작하여 개막작으로 선보여 왔다. 그러나 11회를 맞이하는 무주산골영화제는 올해를 기점으로, 고전영화라는 스스로 정한 제약에서 벗어나 최신 영화에서부터 다큐멘터리까지 개막작의 대상을 넓혀 나가는 한편, 영화적 완성도와 재미뿐 아니라 관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의미와 메시지를 가진 영화를 개성 있는 음악과 결합하여 무주산골영화제에서만 보고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개막작의 전통을 새롭게 만들어 가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선정된, 새로운 10년의 시작을 알릴 제11회 무주산골영화제의 개막작은 권철 감독의 다큐멘터리 <버텨내고 존재하기>(with 라이브 공연)다. 독창적인 음색과 창법으로 ‘포크계의 나윤선’이라 불리는 대한민국 대표 싱어송라이터 최고은의 기획으로 시작된 이 특별한 음악 다큐멘터리는 1933년 조선인이 세운 호남 지역 최초의 극장이자,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단관극장인 광주극장을 배경으로 한다. 영화는 이 광주극장에 초대받은 8명의 개성 넘치는 실력파 인디뮤지션들이 극장 건물 내 다양한 공간에서 들려주는 일상에 관한 이야기들과 그들이 연주하고 부르는 아름다운 음악들을 하나씩 기록한다. 권철 감독은 이 소소한 기록을 고전영화에서 활용되었던 다양한 영화적 장치들과 뒤섞어 배열한다. 극장 밖 풍경에서 시작한 영화는 펑크 로커 김일두를 필두로 김사월, 아마도이자람밴드,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을 거쳐 고상지&이지원, 정우, 곽푸른하늘을 경유한 다음, 이 영화를 기획한 최고은과 바이올리니스트 주소영, 그리고 1992년부터 약 10년간 광주극장에서 손간판을 그렸던 박태규 화백의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러닝타임동안 뮤지션들과 박태규 화백이 들려주는 이야기와 노래들은 영화를 보는 내내 지난 시간을 돌아보게 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스스로 존재하기 위해 어떻게 버텨낼 것인가. 오늘의 축제는 끝나도 인생의 무대는 계속될 것이므로 우리에게 남겨진 날들을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버텨내고 존재하기>를 기획, 제작한 씨티알사운드는 본 다큐멘터리에 라이브 공연을 결합하여 영화 속 뮤지션들이 스크린 안과 밖을 오가면서, 관객들에게 자신의 이야기와 노래를 입체적으로 들려주는 특별한 버전의 개막작을 완성했다. 없는 사람들에게 훨씬 더 가혹해진 팬데믹 이후의 세상 속에서 이 작지만 힘 있고, 소소하지만 아름다운 영화는 팍팍한 일상을 사는 모든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해 줄 것이라 믿는다. 초록빛으로 가득한 6월의 초여름 밤, 항상 존재하고 버텨왔던 우리 모두를 따뜻하게 위로해 줄, 무주산골영화제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다큐멘터리이자 공연이 될 <버텨내고 존재하기>(with 라이브 공연)에 여러분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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