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이름 왜?]소주 양대산맥 '참이슬·처음처럼'…소주 이름 비밀은
[그이름 왜?]소주 양대산맥 '참이슬·처음처럼'…소주 이름 비밀은
  • 전북투데이
  • 승인 2019.07.05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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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유통업계에 '불황'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웠다. 출산율이 떨어지고 많이 먹고 마시는 젊은이들이 감소한 탓이다. 여기에 업체간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심지어 '통일'로 인구가 늘어나지 않는다면 불황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다는 하소연까지 나온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의 뇌리에 깊숙이 박힌 브랜드들은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이런 브랜드들은 업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소비자의 뇌리에 깊숙이 박힌 브랜드들이 있다. 브랜드 이름을 통해 그들의 탄생 과정과 성공 비결을 살펴본다.
 

© 뉴스1

대한민국 서민의 술 '소주'의 양대산맥을 꼽자면 단연 하이트진로의 '참이슬'과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이다. 두 브랜드 모두 깨끗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강조하는 이름으로 '소주 대중화'를 이끌었다.

◇'진로'부터 이어져 온 소주 대세 명맥…'참이슬'이 잇다

'참이슬'은 소주 시장 점유율 50%를 차지하는 대한민국 대표 소주 브랜드다. 원조는 '진로(眞露)'다. 진로의 한자 뜻을 풀이하면 참이슬이기도 하다.

국내 소주 역사는 진로의 역사와 맥을 같이한다. '진로(眞露)'는 1924년 평안남도 용강군에 설립된 진천양조상회(眞泉釀造商會)에서 시작됐다.

진로라는 제품이름은 생산지와 제조공정에서 따온 것으로 생산지인 진지(眞池)의 '眞'과 순곡(純穀)으로 소주를 증류할 때 술방울이 이슬처럼 맺힌다 하여 '露'를 선택해 지어졌다.

창업기 진로의 상표에는 원숭이를 사용했다. 서북지방에서는 원숭이가 복을 상징하는 영특한 동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 상표는 진로가 전국을 대상으로 영업을 개시한 신길동 시대에 와서 두꺼비로 바뀌게 된다.

1954년 6월 영등포구 신길동에서 발족된 서광주조는 오늘날 소주의 대명사 두꺼비 상표 '진로'를 생산 판매하게 된다. 두꺼비 진로는 급속한 판매량 증가와 함께 소주의 대명사가 된다.

1959년 말 진로는 국내 최초의 CM송(song)이자 그 시절 최대의 히트곡이었던 '야야야 야야야 차차차'로 시작되는 '진로 파라다이스'를 통해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1970년 국내 소주시장 1위에 오른 이후 40여 년간 시장을 석권하고 있던 진로는 1998년 10월 '소주는 25도'라는 상식을 깨며 저도화 제품인 '참이슬'을 선보였다. 한자어를 풀이한 이름이지만 참이슬은 기존 '독한 술'이라는 이미지를 이름만으로 '부드럽고 깨끗하게' 바꿔 놓았다.

하이트진로는 '부드럽고 깨끗한' 이미지를 강조하고자 이영애를 광고모델로 전격 발탁했다. 당시만해도 소주 광고모델은 남성이 주류였다. 이후 당대 최고의 여성 스타들이 연이어 소주 광고에 나서게 됐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여성 모델을 쓴다는 자체로도 신선한 발상이었다"며 "하지만 제품의 이미지와 모델 자체의 깨끗함은 독하지 않고 순한 소주를 원하는 소비자의 니즈와도 잘 맞아떨어져 모델의 파워가 배가되는 효과를 누렸다"고 설명했다.

마트에 진열돼 있는 소주들.

◇사상 첫 '네 글자' 이름 소주 '처음처럼'…브랜드 인지도 '쑥'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은 롯데주류가 인수하기 전 두산주류BG가 2006년 2월 출시한 소주 브랜드이다.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참이슬과 품질에서뿐만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에 있어서 차별화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앞서 두산주류BG는 강원도 소주인 경월을 인수, '그린소주'를 서울, 경기 지역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1998년 '참이슬'의 등장으로 고전을 면치못했다. 2000년 기존 소주의 알코올 도수인 23도보다 1도 낮은 '산소주'를 내놨으나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이에 두산주류BG가 심기일전하며 내놓은 제품이 '처음처럼'이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고심하던 두산주류는 보통 두세 글자인 소주 이름과 달리 네 글자를 채택했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또 당시 브랜드 컨설팅 회사 '크로스포인트'의 손혜원 대표(현 국회의원)가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의 시 '처음처럼'에서 영감을 얻어 소주 이름을 '처음처럼'이라 지었다.

'언제나 새 날을 맞이하듯 초심을 잊지않는 삶을 살고자 하는 마음을 소주 한 잔에 담아내자'는 의미와 '전날 술을 마셔도 다음 날 아침엔 몸 상태가 처음으로 돌아가는 부드럽고 편한 술'이라는 의미를 동시에 담았다.

처음처럼의 브랜드 로고도 신영복 교수의 서화 에세이 표지에 등장하는 '처음처럼'과 같은 글씨체로 제작하고 새싹, 까치 등의 이미지를 추가했다.

두산주류BG에서는 신 교수에게 글씨체 저작권 등의 이유로 사례비를 주려 했다. 그러나 신 교수가 한사코 만류하는 바람에 결국 신 교수가 몸담았던 성공회대에 장학금 1억원을 기증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업계 관계자는 "소주 이름을 네 글자로 선택하고 신 교수의 브랜드 로고 제작 참여 등이 브랜드 인지도를 올리는 데 기여했다"면서 "그 전에 출시한 산소주의 인지도가 너무 낮아 상대적으로 빨리 자리잡은 것처럼 보이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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