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 흥행…호아킨 피닉스의 '조커', 무엇이 달랐나
'조커' 흥행…호아킨 피닉스의 '조커', 무엇이 달랐나
  • 전북투데이
  • 승인 2019.10.12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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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 스틸 컷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영화 '조커'(감독 토드 필립스)가 나오기 전까지 조커 역할로 관객들에게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는 고(故) 히스 레저였다. 히스 레저는 2008년 나온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 나이트'에서 '악의 카오스'를 보여주는 매력적이고 잔혹한 악당 조커 역을 선보여 찬사를 받았다. 그뿐 아니라 이후 이어진 배우의 죽음은 이 캐릭터에 더욱 비극적인 드라마를 부여하며 관객들의 마음에 크게 각인됐다.

'조커'는 '넘사벽'(넘어서지 못할 벽)처럼 여겨져온 히스 레저의 조커와 맞먹을 만큼 강력한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 호아킨 피닉스가 연기한 불행한 광대 아서 플렉이다. 호아킨 피닉스의 아서 플렉은 웃음을 주는 코미디언을 꿈꾸지만 실상은 늘 소외되고 비웃음을 얻는 인물이다.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그는 자신의 태생과 어린 시절에 얽힌 비밀을 알게 되고 악한 본능을 깨우기 시작한다.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는 DC 코믹스에서 최초로 만든 빌런 솔로 영화다. DC 코믹스의 확장 유니버스에 속하지는 않지만, 영화의 주인공 조커는 이전 나온 조커들과 유사점을 찾을 수 있는 정통성 있는 캐릭터다.

'조커'는 배트맨의 숙적 조커의 기원을 다룬다. 배트맨 영화를 비롯해 DC코믹스 세계관 속에 등장했던 악당 조커가 어떻게 조커가 될 수 있었는지, 혹은 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하는 작품이다. 토드 필립스 감독은 이 영화를 그간 나왔던 여러 배트맨 시리즈의 '프리퀄'이라 봐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과거의 작품들과 연결지었다. 특히 가장 최근까지 사랑받았던 '다크나이트'를 오마주한 장면이 많다.

하지만 '조커'는 이전에 조커를 다룬 영화들과 유사성을 갖는 만큼 차별점도 많은 작품이다. 무엇보다 그간 주로 영화 속 안타고니스트로 등장했던 캐릭터를 서사의 중심에 세웠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조커가 주인공인만큼 관객들은 아직은 조커가 되기 전인, 세상에서 무시 받고 소외당하는 불행한 남자 아서 플렉의 시점으로 영화를 보게 된다. 그 때문에 어느 정도의 연민을 갖고 이야기를 따라가게 된다.

 

'조커' 스틸 컷 

 

'조커' 스틸 컷 

아서 플렉은 아직 조커라고 볼 수 없는, 한낱 나약한 인간이다. 그는 거리의 광대로 일하며 스탠드업 코미디언을 꿈꾸고, 어린이 병동에서 봉사하는 일을 즐긴다. 또한 최선을 다해 병든 엄마를 돌보는 효자기도 하다. 그런 그를 향해 폭력과 무시, 비웃음으로 일관하는 세상은 무척 가혹한 곳이다. 비참한 환경과 폭탄을 품은 듯한 분노를 억누르며 살아가는 아서의 캐릭터는 연민과 동시에 공포심을 준다. 평범한 사람들과는 다소 다른 감성을 가진 그가 언제 조커의 본능을 내보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 영화 특유의 서스펜스가 나온다.

'조커'는 사실 DC 코믹스의 히어로물들과는 궤를 달리하는 작품이다. 화려한 액션이나 최첨단 장비, 초능력은 등장하지 않으며, 거대한 음모 같은 것도 나오지 않는다. 장르를 따지면 일종의 범죄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관객들이 특별히 스펙터클의 요소가 없는 이 드라마 장르 영화를 보면서도 긴장감을 잔뜩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은 아서 플렉이라는 기괴한 캐릭터 덕분이다. 그가 조커가 될 인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관객들은 불쌍한 광대의 손에 작은 총이 쥐어지고 난 후 시종일관 불안한 감정으로 인물의 변화를 지켜본다. 끝끝내 총알이 총구를 튀어나가는 순간, 보는 이들은 비애와 안도감을 동시에 느낀다. 주인공이 이 비극적인 결말을 벗어나기를 간절히 바란 동시에 결국에는 일어나야할 일이었던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관객을 들었다놨다 하는 아서 플렉의 캐릭터를 연기한 호아킨 피닉스에 대해서는 많은 설명이 필요 없다. 이미 그는 영화 '그녀'(Her)에서 인공지능 운영체제와 사랑에 빠지는 섬세한 작가 테오도르 역으로 호평을 받은, 신뢰도 높은 배우다. 그는 '조커'에서 한 인물이 갖는 양면성을 온몸으로 연기했다. 구부러진 등과 공허한 웃음소리, 감정을 억누르고 있는 표정을 통해 아서 말렉의 나약함을 보여줬고, 자신만만하고 뻔뻔한 태도로 잔인한 살인에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조커의 영혼을 보여줬다. 그는 보통 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든 조커의 내면 세계의 변화에 몰입하고, 납득할 수 있는 연기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찬사를 받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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